자사몰을 왜 키워야 하나
자사몰을 키워야 할 이유와 첫걸음이 생깁니다
"자사몰이요? 그거 수수료 아끼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상담 자리에서 자사몰 이야기를 꺼내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되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계산기를 꺼내 이렇게 답합니다. "수수료만 보면, 자사몰이 오픈마켓보다 더 비쌀 수도 있습니다."
이 말에 사장님들은 대개 멈칫합니다. 자사몰은 수수료가 싸다고 알고 시작하려던 참인데, 오히려 비쌀 수 있다니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숫자를 펼쳐 보면 진짜 그렇습니다. 자사몰에도 결제 대행 수수료가 붙습니다. 호스팅비가 나갑니다. 사람이 안 오니 광고비를 따로 써야 합니다. 주문을 처리할 운영 인력도 필요합니다. 이 넷을 더하면, 오픈마켓 수수료보다 자사몰의 실제 비용이 더 클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수수료를 아끼려고 자사몰을 한다면, 그 계산은 틀렸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실망하게 됩니다. 자사몰을 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훨씬 큽니다. 수수료는 눈에 보이는 작은 이유고, 진짜 이유는 눈에 잘 안 보이는 대신 회사의 미래를 바꿀 만큼 큽니다. 오늘 그 큰 이유를 하나씩 펼쳐 보겠습니다.
이 글이 끝나면 손에 남는 것
오늘 이 글을 다 읽으면 두 가지가 손에 남습니다. 하나는 "왜 자사몰인가"에 대한 명확한 답 네 가지입니다. 다시는 "수수료 때문에"라는 얕은 대답으로 돌아가지 않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첫걸음 세 가지입니다.
10분이면 됩니다. 대신 이 글을 읽고 나면, 자사몰을 "언젠가 할 일"에서 "이번 분기에 시작할 일"로 옮기게 됩니다. 대부분의 사장님이 자사몰을 미루는 이유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왜 해야 하는지가 마음에 안 박혀서입니다. 이유가 마음에 박히면 방법은 저절로 찾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방법보다 이유를 먼저, 깊이 다루겠습니다.
저는 자사몰 비중으로 회사를 읽습니다
저는 200곳이 넘는 브랜드의 매출 시트를 열어 봤습니다. 그중에서 회사의 진짜 힘을 재는 한 줄이 있다면, 저는 "자사몰 매출 비중"을 봅니다. 이 숫자가 낮은 회사는 매출이 아무리 커도 남의 땅에 지은 집입니다. 이 숫자가 자라는 회사는 자기 땅을 넓혀 가는 회사입니다.
지난해 두 회사를 나란히 봤습니다. 둘 다 월 매출 2억 원대, 같은 프리미엄 티(차) 카테고리였습니다. 한 회사는 매출의 90%가 오픈마켓, 자사몰은 5%였습니다. 다른 회사는 오픈마켓 60%, 자사몰 35%였습니다. 매출만 보면 비슷한 회사입니다. 그런데 뒤의 회사는 신제품을 낼 때 자기 고객에게 먼저 팔고, 재구매율을 스스로 관리하고, 가격을 자기 뜻대로 정했습니다. 앞의 회사는 그중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같은 매출, 전혀 다른 회사였습니다.
두 회사의 이익률도 달랐습니다. 자사몰 비중이 높은 회사가 같은 매출에서 더 많이 남겼습니다. 재구매가 낮은 비용으로 돌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짜 차이는 사장님의 표정에 있었습니다. 앞의 회사 사장님은 채널 정책 이야기에 얼굴이 굳었고, 뒤의 회사 사장님은 다음 시즌 계획을 이야기했습니다. 자기 고객을 가진 사람은 미래를 이야기하고, 못 가진 사람은 리스크를 이야기합니다. 저는 매출 시트만 보고도 이 차이가 짐작이 갑니다.
흔한 오해부터 부수겠습니다
가장 흔한 오해는 앞에서 말한 "자사몰은 수수료를 아끼는 곳"이라는 생각입니다. 이 프레임으로 자사몰을 시작하면 반드시 실망합니다. 초기에는 광고비와 운영비 때문에 오히려 오픈마켓보다 남는 게 적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역시 자사몰은 안 돼"라며 접습니다. 잘못된 기대가 잘못된 결론을 만든 겁니다.
두 번째 오해는 "자사몰을 하면 오픈마켓을 접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닙니다. 둘은 싸우는 사이가 아니라 역할을 나누는 사이입니다. 오픈마켓은 나를 모르는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데 강합니다. 자사몰은 그 고객을 단골로 만들고 오래 남기는 데 강합니다. 둘 다 필요합니다. 자사몰은 오픈마켓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오픈마켓이 못 하는 일을 합니다.
세 번째 오해는 "자사몰은 규모가 커진 다음에 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것도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자사몰은 클수록 시작하기 어려워집니다. 고객이 오픈마켓에서 사는 습관이 굳어질수록 자사몰로 옮기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작을 때 시작해서 함께 키우는 게 가장 쉽습니다. "언젠가"는 오지 않습니다. 지금이 가장 작고, 그래서 지금이 가장 쉬운 때입니다.
이 오해들을 부수고 나면, 자사몰의 진짜 이유 네 가지가 보입니다.
처방: 자사몰을 키워야 하는 진짜 이유 네 가지
- 고객 데이터를 내가 소유한다 (마켓플레이스는 구매자 연락처도 안 준다)
- 마진 구조를 내가 통제한다 (가격, 오퍼, 묶음을 우리 마음대로)
- 재구매 수익 구조를 만든다 (첫 구매는 채널에서, 재구매는 자사몰에서)
- 브랜드 자산과 회사 가치가 오른다 (자사몰 비중은 회사 평가에서 프리미엄)
첫째, 고객 데이터를 내가 소유합니다.
이게 가장 큽니다. 마켓플레이스에서 물건을 산 사람의 연락처는 채널이 가집니다. 사장님은 누가 샀는지조차 모릅니다. 그러면 CRM(구매한 고객에게 다시 연락해 다음 매출을 만드는 활동)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자사몰에서 팔면 그 고객은 내 고객이 됩니다. 이름, 연락처, 구매 이력이 전부 내 손에 남습니다. 이 데이터가 있어야 재구매도, 신제품 알림도, 단골 관리도 시작됩니다. 데이터 없는 마케팅은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걸 실감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신제품을 냈을 때입니다. 오픈마켓에만 얹힌 회사는 신제품을 내면 다시 광고비를 써서 사람을 데려와야 합니다. 이미 우리 물건을 좋아하는 고객이 수천 명 있어도, 그들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자사몰을 키운 회사는 신제품이 나오면 그 수천 명에게 먼저 알립니다. 광고비 0원으로 첫 매출이 나옵니다. 같은 신제품, 완전히 다른 출발선입니다. 고객을 소유한다는 건 이런 차이를 만듭니다.
둘째, 마진 구조를 내가 통제합니다.
오픈마켓에서는 가격도 오퍼도 채널의 규칙 안에서만 움직입니다. 자사몰에서는 가격을 내가 정하고, 묶음 상품을 내가 짜고, 단골 전용 오퍼를 내가 만듭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파느냐에 따라 마진이 달라지는데, 그 "어떻게"를 내가 쥐는 겁니다. 원가가 오르면 오퍼를 바꿔 방어할 수 있고, 잘 팔리는 조합을 발견하면 바로 밀 수 있습니다. 통제권이 곧 이익입니다.
셋째, 재구매 수익 구조를 만듭니다.
이건 이중 구조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첫 구매는 오픈마켓에서 일어나도 괜찮습니다. 신규 획득은 채널이 잘하니까요. 대신 그 고객의 두 번째, 세 번째 구매는 자사몰로 가져옵니다. 첫 구매는 채널에서, 재구매는 자사몰에서 남기는 겁니다. 고객이 오래 남을수록 자사몰 비중이 저절로 커집니다. 신규를 계속 사 오지 않아도 매출이 쌓이는 구조, 이게 자사몰이 만드는 힘입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첫 구매 고객을 한 명 데려오는 데 광고비 2만 원이 든다고 합시다. 오픈마켓에만 파는 회사는 그 고객이 다음에 또 살 때도 사실상 처음처럼 다시 만나야 합니다. 재구매를 유도할 창구가 없으니까요. 반면 자사몰로 옮겨 온 회사는 그 고객의 두 번째 구매를 문자 한 통, 즉 비용 몇 원으로 만듭니다. 첫 구매의 획득 비용은 같아도, 두 번째부터의 이익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장사가 오래갈수록 이 차이가 회사의 체력을 가릅니다.
넷째, 브랜드 자산과 회사 가치가 올라갑니다.
언젠가 회사를 팔거나 투자를 받을 때, 자사몰 매출 비중은 프리미엄으로 계산됩니다. 인수하는 쪽은 압니다. 자사몰 비중이 높은 회사는 고객을 소유했고, 마진을 통제하고, 재구매가 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오픈마켓에만 얹힌 매출은 리스크로 깎입니다. 같은 매출이어도 자사몰을 키운 회사가 더 높은 값을 받습니다. 오늘 자사몰에 쓴 노력은 몇 년 뒤 회사 가격표에 그대로 적힙니다.
회사를 팔 계획이 없어도 이 이유는 유효합니다. 자사몰은 브랜드를 우리 방식대로 보여주는 유일한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오픈마켓의 상품 페이지는 모두 같은 틀 안에 갇혀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가 왜 다른지, 어떤 이야기를 가졌는지 보여줄 자리가 없습니다. 자사몰에서는 그걸 전부 우리가 정합니다. 사진 한 장, 문장 한 줄, 페이지 흐름까지. 남과 똑같이 진열되는 회사와, 자기 무대를 가진 회사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집니다. 이 무대가 곧 브랜드 자산입니다.
처방: 오늘 시작하는 첫걸음 세 가지
이유를 알았으면 이제 첫 삽입니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마십시오. 세 가지면 됩니다.
- 자사몰 첫 구매 혜택을 설계합니다. 오픈마켓에서 사던 사람을 자사몰로 데려오려면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자사몰에서 처음 사면 이 혜택을 드립니다"가 그 이유입니다. 첫 구매 할인, 사은품, 단골 등급 시작 중 하나면 됩니다. 배송 상자에 이 혜택을 안내하는 카드 한 장을 넣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이미 산 고객을 자사몰 첫 구매로 옮기는 게 가장 싼 획득입니다.
- 신뢰 요소를 보강합니다. 낯선 자사몰에서 사람들은 망설입니다. "여기서 사도 되나, 교환은 되나, 돈만 받고 안 보내는 곳은 아닌가." 오픈마켓에서는 채널의 이름값이 이 불안을 대신 덮어 줍니다. 자사몰에는 그 방패가 없습니다. 그래서 신뢰를 내가 직접 쌓아야 합니다.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실제 구매 후기를 상품 페이지에 모읍니다. 교환과 환불 정책을 숨기지 말고 맨 앞에 내겁니다. 배송이 며칠 안에 오는지 명확히 적습니다. 이 셋만 갖춰도 첫 구매의 문턱이 눈에 띄게 낮아집니다. 신뢰는 화려한 디자인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확실함에서 옵니다.
- 재구매 CRM을 세팅합니다. 첫 구매가 일어난 고객에게 다시 연락하는 창구를 준비합니다. 문자나 알림톡으로 "재구매 시점에 딱 한 번" 손을 내미는 겁니다. 소모품이라면 다 쓸 때쯤, 시즌 상품이라면 다음 시즌 시작할 때. 이 한 번의 연락이 재구매 구조의 시작입니다. 자세한 방법은 D-01 처방전으로 이어집니다.
이 세 걸음은 순서가 있습니다. 혜택으로 고객을 데려오고(하나), 신뢰로 첫 구매를 완성시키고(둘), CRM으로 두 번째 구매를 만드는(셋) 흐름입니다. 하나만 빠져도 새는 곳이 생깁니다. 혜택만 있고 신뢰가 없으면 사람이 와도 안 삽니다. 신뢰까지 있는데 CRM이 없으면 한 번 사고 사라집니다. 세 걸음을 한 세트로 보십시오. 다만 오늘 전부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걸음, 배송 상자에 넣을 혜택 카드 문구를 정하는 것까지면 충분합니다.
자사몰 비중, 이렇게 재고 목표를 잡으십시오
마지막으로 지표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자사몰 전환 비중입니다.
자사몰 비중 = (자사몰 매출 ÷ 전체 매출) × 100
이 숫자를 매달 시트에 기록하십시오. 지금 5%라면, 12개월 목표를 20%로 잡으십시오. 한 번에 뛰지 말고 분기마다 3에서 4%포인트씩입니다.
| 분기 | 자사몰 비중 목표 |
|---|---|
| 지금 | 5% |
| 1분기 | 8% |
| 2분기 | 12% |
| 3분기 | 16% |
| 4분기 | 20% |
무리한 목표가 아닙니다. 재구매를 자사몰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이 숫자가 우상향하면 사장님 회사는 남의 땅에서 자기 땅으로 옮겨 가고 있는 겁니다. 매출 곡선이 아니라 이 비중 곡선이 회사의 진짜 성장입니다.
사례: 자사몰 5%에서 30%로
앞서 말한 두 회사 중 자사몰이 5%였던 프리미엄 티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사장님은 자사몰을 "수수료 아끼는 창구"로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광고비를 붓다가 남는 게 없자 방치해 둔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프레임을 먼저 바꿨습니다. 자사몰을 신규 획득 창구가 아니라 재구매 창구로 재정의했습니다. 신규는 계속 오픈마켓에서 받되, 배송 상자마다 자사몰 첫 구매 혜택 카드를 넣었습니다. 차는 다 마시면 다시 채워야 하는 소모품이라 재구매 시점이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자사몰에서 산 고객에게만 찻잎이 떨어질 때쯤 재구매 알림톡을 보냈습니다. 상품 페이지에는 실제 후기를 모으고 교환 정책을 맨 위로 올렸습니다.
넉 달째까지는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자사몰은 원래 천천히 자랍니다. 사장님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다섯 달째부터 재구매 알림톡에 반응한 고객들이 자사몰로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자사몰에서 산 고객은 두 번째도 자사몰에서 사는 비율이 확연히 높았습니다. 오픈마켓을 거치지 않으니 그만큼 마진이 남았습니다.
열 달 뒤 시트를 열었습니다. 자사몰 비중이 5%에서 30%로 올라 있었습니다. 전체 매출도 함께 늘었는데, 늘어난 매출의 이익률이 이전보다 높았습니다. 재구매가 자사몰에서 돌기 시작하면서, 같은 고객이 더 오래, 더 좋은 마진으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 새 블렌드를 냈을 때, 사장님은 처음으로 광고를 켜기 전에 자사몰 고객에게 먼저 알렸습니다. 출시 첫날 매출의 절반이 그 명단에서 나왔습니다. 사장님은 그제야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수료 문제가 아니었네요. 고객이 내 거냐 아니냐의 문제였어요."
마무리
세 줄로 정리합니다. 첫째, 자사몰은 수수료를 아끼는 곳이 아닙니다. 고객을 소유하고, 마진을 통제하고, 재구매를 남기고, 회사 가치를 올리는 곳입니다. 둘째, 오픈마켓을 버리는 게 아니라 역할을 나눕니다. 채널은 신규 획득, 자사몰은 재구매와 단골입니다. 셋째, 첫걸음은 첫 구매 혜택, 신뢰 요소, 재구매 CRM 세 가지입니다.
오늘 할 일은 딱 하나입니다. 지금 사장님의 자사몰 비중을 계산해 시트 맨 위에 적으십시오. 그리고 12개월 목표 숫자를 그 옆에 적으십시오. 목표가 적히는 순간, 자사몰은 막연한 숙제에서 관리 가능한 지표로 바뀝니다. 그 두 숫자 사이의 거리가, 앞으로 1년 동안 사장님이 자기 땅을 얼마나 넓힐지를 보여줍니다.
왜 한 채널에만 기대면 위험한지는 L-01 "한 채널에 매출 몰빵일 때 위험"에서, 쌓인 고객 데이터를 깨워 첫 재구매를 만드는 방법은 D-01 "쌓인 고객 DB 한 번 깨우기"에서, 수수료 큰 채널에 마케팅비를 계속 써도 되는지는 I-04 "수수료 큰 채널에 마케팅비 써도 되나"에서 이어집니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