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광고)에만 기대는 게 불안할 때, 다각화 순서
어디부터 손댈지 다각화 순서 하나가 정해집니다
여성 가방을 파는 한 사장님이 아침 여섯 시에 광고 관리자 화면을 켰습니다. 어제까지 하루 300만 원어치 매출을 물어다 주던 광고 계정이 빨간 글씨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계정이 비활성화되었습니다." 이유는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그날 하루 매출은 평소의 20%로 떨어졌습니다. 이 회사 매출의 거의 전부가 그 광고 하나에서 나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은 이의 신청을 넣고 사흘을 기다렸습니다. 그 사흘 동안 직원 급여, 사입 대금, 임대료는 평소처럼 나갔습니다. 매출만 멈췄습니다.
계정은 나흘째에 되살아났습니다. 시스템의 오탐이었습니다. 사장님 잘못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은 그날 이후로 밤에 광고 관리자를 다섯 번씩 새로고침하게 됐습니다. 광고가 잘 돌아가는 날에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습니다. 이 매출이 내 실력인지, 아니면 언제든 꺼질 수 있는 남의 스위치에 얹혀 있는 건지 스스로도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밤을 보내고 있다면, 이 글이 사장님 것입니다.
이 글이 끝나면 손에 남는 것
"채널을 늘려야 한다." 여기까지는 사장님도 압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검색이 먼저인가, 유튜브가 먼저인가, 블로그가 먼저인가. 뭐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니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합니다.
오늘 이 글을 다 읽으면 그 순서가 딱 하나로 정해집니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무엇을 먼저 하고 언제 다음으로 넘어가는지가 손에 남습니다. 10분 읽고, 오늘 1단계의 첫 줄을 시작하는 겁니다.
여기서 미리 마음의 짐 하나를 덜어 드리겠습니다. 사장님은 지금 채널 네 개를 다 만들 능력이 없어서 못 하는 게 아닙니다. 어디서부터인지 몰라서 못 하는 겁니다. 그 "어디서부터"만 정해지면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합니다. 오늘 정하는 건 계획 전체가 아니라, 그저 첫 칸 하나입니다.
저는 이 사흘을 여러 번 봤습니다
저는 200곳이 넘는 브랜드의 광고 계정을 직접 열어 봤습니다. 그중 광고 하나에 매출을 전부 걸어 둔 회사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잘될 때는 세상에서 가장 효율 좋은 사업처럼 보입니다. 광고비 넣으면 매출이 나오니까요. 그런데 그 효율이 착시입니다.
지난해 한 브랜드는 광고 계정이 멈춘 나흘 동안 3천만 원의 매출을 잃었습니다. 더 뼈아팠던 건, 그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광고가 유일한 통로였으니, 광고가 막히면 회사에 스위치가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시트를 보며 말했습니다. "문제는 이번 정지가 아니라, 다음 정지에도 똑같이 무력하다는 겁니다."
제가 그동안 본 광고 의존형 회사들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광고 효율이 매년 조금씩 나빠진다는 겁니다. 같은 매출을 만드는 데 드는 광고비가 해마다 오릅니다. 경쟁이 붙고 단가가 오르니 당연한 일입니다. 광고 하나에만 기댄 회사는 이 상승을 고스란히 이익 감소로 맞습니다. 다른 채널이 있는 회사는 광고가 비싸지면 무게를 옆으로 옮기면 됩니다. 다각화는 정지에 대한 보험일 뿐 아니라, 광고비 상승에 대한 방어이기도 합니다.
왜 순서가 중요한가
사장님이 다각화를 미루는 진짜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입니다. 검색,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 오가닉, 카카오, 제휴. 다 좋아 보이고 다 중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결정을 못 합니다. 결정을 못 하니 시작을 못 합니다.
여기서 가장 흔한 실수가 나옵니다. 불안한 마음에 한 번에 네 가지를 다 벌이는 겁니다. 블로그도 쓰고 유튜브도 찍고 검색광고도 걸고 리타겟도 돌립니다.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전부 어설퍼집니다. 어느 것도 임계점을 넘지 못하고, 두 달 뒤엔 전부 방치됩니다. 그리고 "역시 우리는 광고밖에 안 되나 봐"라는 잘못된 결론에 도달합니다.
이 결론이 무서운 이유는, 사실이 아닌데 사실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채널이 안 된 게 아니라 순서가 틀렸을 뿐인데, 사장님은 "우리 사업은 광고만 되는 특수한 경우"라고 믿게 됩니다. 그 믿음이 다시 광고 의존을 굳힙니다. 악순환입니다.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단 하나, 한 번에 하나씩 임계점을 넘기는 것입니다.
다각화는 여러 개를 동시에 하는 게 아닙니다. 옳은 순서로 하나씩 세우는 겁니다.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세 가지입니다. 빠른가, 싼가, 이미 가진 자산을 재활용하는가. 이 셋을 기준으로 줄을 세우면 답은 하나로 모입니다.
같은 기준으로 네 채널을 한 줄에 세워 보면 이렇습니다.
| 단계 | 채널 | 시작 비용 | 반응 속도 | 재활용 자산 |
|---|---|---|---|---|
| 1단계 | 기존 고객 CRM | 거의 0 | 가장 빠름(당일) | 구매 고객 명단 |
| 2단계 | 검색 | 낮음 | 빠름(주 단위) | 구매 의도 트래픽 |
| 3단계 | 구글, 유튜브 리타겟 | 낮음(소액) | 보통 | 방문 기록 |
| 4단계 | 콘텐츠, 오가닉 | 시간 비용 큼 | 느림(월 단위) | 없음, 새로 쌓음 |
표를 위에서 아래로 읽으면 그대로 순서입니다. 싸고 빠르고 이미 가진 것을 쓰는 것부터, 비싸고 느리고 처음부터 쌓아야 하는 것 순으로 내려갑니다. 사장님이 지금 불안하다면, 위험을 가장 빨리 줄여 주는 건 맨 위 칸입니다. 맨 아래 칸부터 손대는 사장님이 의외로 많습니다. 블로그와 유튜브가 화려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건 급한 불을 끄는 데 가장 느린 도구입니다.
처방: 다각화 4단계, 이 순서 그대로 하십시오
1단계 CRM → 2단계 검색 → 3단계 리타겟 → 4단계 콘텐츠. 빠르고 싼 것, 이미 가진 자산을 재활용하는 것부터. 한 단계의 성공 기준을 넘겼을 때만 다음으로 갑니다.
1단계, 기존 고객 CRM입니다. 가장 먼저입니다
CRM은 이미 산 사람에게 다시 연락해 매출을 만드는 활동입니다. 문자와 알림톡으로 시작합니다. 이게 왜 1순위냐면, 세 가지 기준을 전부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비용이 거의 0에 가깝고, 반응이 가장 빠르며, 이미 산 고객이라는 최고의 자산을 재활용합니다. 새 고객을 광고비로 사 오는 것보다, 이미 나를 아는 사람에게 파는 게 언제나 쌉니다.
최소 세팅은 이렇습니다. 지금까지 구매한 고객의 연락처를 한 시트에 모읍니다. 문자 발송 도구 하나를 붙입니다. 첫 메시지는 할인 코드 하나면 충분합니다. 성공 기준은 첫 발송에서 명단의 5% 이상이 반응하는 것입니다. 이 조건을 넘으면 2단계로 갑니다. 고객 데이터 확보 자체가 막막하면 D 시리즈 처방전으로 먼저 가십시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은 이렇게 잡으십시오. CRM에서 나온 매출이 월 광고비의 10%를 넘어서면, 이 채널은 이제 스스로 굴러가기 시작한 겁니다. 그때 손을 2단계로 옮깁니다. 아직 그 수준이 아니라면 메시지 주기와 오퍼를 다듬는 게 먼저지, 새 채널을 벌이는 게 아닙니다. 한 채널이 자기 발로 서기 전에 다음 채널로 넘어가면 둘 다 반쯤 선 채로 남습니다.
2단계, 검색입니다
네이버 검색광고, 플레이스, 스마트스토어 같은 검색 기반 채널입니다. 이게 2순위인 이유는 트래픽의 질 때문입니다. 검색을 하는 사람은 이미 살 마음을 먹고 단어를 친 사람입니다. 구매 의도가 있는 트래픽이라 전환이 빠릅니다. 광고로 관심을 억지로 만드는 것보다, 이미 관심이 있는 사람 앞에 놓이는 게 효율이 높습니다.
최소 세팅은 우리 상품을 살 사람이 검색할 핵심 단어 10개를 뽑고, 그 단어에 우리가 노출되는지 확인하는 것부터입니다. 여기서 단어는 두 종류로 나눕니다. 상품명을 아는 사람이 치는 단어(브랜드명, 제품명)와, 아직 우리를 모르지만 필요를 아는 사람이 치는 단어(예를 들어 "노트북 들어가는 여성 가방")입니다. 앞의 것은 전환이 확실하고, 뒤의 것은 신규를 데려옵니다. 둘 다 담으십시오.
성공 기준은 검색 유입의 구매 전환율이 광고 유입보다 높게 나오는 것입니다. 대개 그렇게 나옵니다. 넘어가는 시점은 검색 매출이 CRM 매출과 비슷한 규모로 자리를 잡았을 때입니다. 더 자세한 검색 세팅은 E-02 처방전으로 이어집니다.
3단계, 구글과 유튜브 리타겟입니다
리타겟은 이미 우리를 한 번 방문했던 사람을 다시 소환하는 광고입니다. 3순위인 이유는 이게 새 사람을 찾는 게 아니라, 이미 관심을 보였던 사람을 재활용하기 때문입니다. 모수가 작으니 소액으로 시작할 수 있고, 방문 기록이라는 자산을 재활용합니다.
최소 세팅은 방문자를 추적하는 코드를 우리 페이지에 심고, 장바구니까지 왔다가 안 산 사람에게만 광고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루 1만 원에서 3만 원으로 시작해도 됩니다. 소액인데도 효율이 높은 이유는, 이미 사려다 만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손을 내미는 광고이기 때문입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을 처음부터 설득하는 것과는 난이도가 다릅니다.
성공 기준은 이 리타겟의 효율이 신규 광고보다 눈에 띄게 높은 것입니다. 낮으면 모수가 덜 쌓인 것이니 1, 2단계로 트래픽을 더 모은 뒤 다시 켭니다. 리타겟은 방문자라는 연못이 어느 정도 차 있어야 물고기가 잡힙니다. 연못이 비었는데 그물을 던지면 헛수고입니다. 그래서 이 채널이 세 번째입니다. 앞의 두 단계가 연못을 채워 준 다음에 켜야 제 효율이 납니다.
4단계, 콘텐츠와 오가닉입니다
블로그, 릴스, 유튜브처럼 검색과 추천으로 무료 유입을 만드는 활동입니다. 가장 마지막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느리기 때문입니다. 오늘 쓴 글이 매출로 돌아오는 데 몇 달이 걸립니다. 대신 한번 자산이 되면 광고비 없이 계속 일합니다. 급한 불을 끄는 도구가 아니라, 3년 뒤의 회사를 위한 저축입니다.
최소 세팅은 우리 고객이 검색할 질문 하나에 답하는 콘텐츠를 주 1회 쌓는 것입니다. 여기서 실수하면 안 되는 게 있습니다. 콘텐츠를 "우리 자랑"으로 채우면 아무도 안 봅니다. 고객이 궁금해서 검색하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 가방 브랜드라면 "우리 가방 예뻐요"가 아니라 "가죽 가방 오래 쓰는 법"을 써야 사람이 옵니다. 온 사람 중 일부가 나중에 고객이 됩니다.
성공 기준은 6개월 뒤 콘텐츠를 통한 무료 유입이 월 단위로 우상향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오면 회사에 네 개의 기둥이 섭니다. 이 단계는 앞의 세 단계가 이미 회사를 안전하게 받치고 있을 때 여유를 가지고 하는 겁니다. 급할 때 시작하는 채널이 아닙니다.
한 번에 네 개를 벌이면 안 되는 이유
다시 강조합니다. 이 넷을 동시에 시작하지 마십시오. 사장님의 시간과 돈과 집중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넷으로 쪼개면 각각은 임계점의 4분의 1밖에 못 받습니다. 임계점을 못 넘은 채널은 매출을 안 냅니다. 안 내는 채널을 넷 만드는 것보다, 매출을 내는 채널을 하나씩 늘리는 게 백 배 낫습니다.
한 단계의 성공 기준을 넘겼을 때만 다음 단계로 갑니다. 1단계 CRM이 5% 반응을 넘기지 못했는데 2단계 검색을 벌이는 것은 순서를 어긴 겁니다. 순서를 지키면 각 단계의 성과가 다음 단계의 밑천이 됩니다. CRM으로 번 돈으로 검색을 세우고, 검색으로 늘어난 방문자로 리타겟의 모수를 채우는 식입니다.
한 가지 예외는 있습니다. 이미 어느 채널 하나가 잘 굴러가고 있다면, 그 채널은 굳이 처음부터 다시 세울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검색이 이미 자리를 잡은 회사라면 1단계 CRM만 새로 세우고 곧장 3단계로 가도 됩니다. 순서는 규칙이 아니라 지도입니다. 사장님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확인하고, 비어 있는 칸부터 위에서 아래로 채우면 됩니다.
혼자 다 하기 벅차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래서 한 번에 하나씩입니다. 한 분기에 한 칸이면 1년에 네 칸이 다 찹니다. 조급함이 다각화의 가장 큰 적입니다.
사례: 광고 하나에서 네 기둥으로
앞서 나흘 동안 3천만 원을 잃은 그 여성 가방 브랜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광고를 끄지 않았습니다. 광고는 여전히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좋은 통로였으니까요. 대신 순서대로 기둥을 세웠습니다.
먼저 1단계, 구매 고객 명단을 모아 알림톡을 보냈습니다. 첫 발송 반응이 7%였습니다. 광고를 거치지 않은 첫 매출이 생겼습니다. 두 달 뒤 2단계로 검색광고를 켰습니다. "출근 가방", "노트북 토트백" 같은 핵심 단어 12개로 시작했는데, 검색 유입의 전환율이 광고 유입의 1.6배였습니다. 넉 달째에 3단계 리타겟을 하루 2만 원으로 돌렸습니다.
일곱 달 뒤, 이 회사의 매출 구성은 광고 55%, CRM 20%, 검색 18%, 리타겟 7%가 됐습니다. 한 채널이 100%였던 회사가 네 개의 기둥을 가진 회사로 바뀐 겁니다. 순서를 지켰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만약 이 사장님이 처음에 네 개를 한꺼번에 벌였다면, 아마 넉 달째에 전부 방치하고 다시 광고로 돌아갔을 겁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순간이 왔습니다. 그해 여름 광고 계정이 또 한 번 오탐으로 멈췄습니다. 이번엔 매출이 20%가 아니라 45% 수준으로만 떨어졌습니다. 나머지 채널들이 회사를 받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장님은 그날 광고 관리자를 새로고침하는 대신 평소처럼 퇴근했습니다. 불안이 사라진 게 아니라, 불안이 회사를 흔들 힘을 잃은 겁니다.
마무리
세 줄로 정리합니다. 첫째, 다각화는 여러 개를 동시에 하는 게 아니라 옳은 순서로 하나씩 세우는 겁니다. 둘째, 순서는 CRM, 검색, 리타겟, 콘텐츠입니다. 빠르고 싼 것, 이미 가진 자산을 재활용하는 것부터입니다. 셋째, 한 단계의 성공 기준을 넘겼을 때만 다음으로 갑니다.
오늘 할 일은 딱 하나입니다. 1단계입니다. 지금까지 산 고객의 연락처를 한 시트에 모으기 시작하십시오. 오늘은 그 시트를 만들고 제목 줄에 "이름, 연락처, 마지막 구매일"만 적어 두어도 충분합니다. 첫 칸을 정했다는 것, 그것만으로 오늘의 몫은 끝난 겁니다.
왜 이 다각화가 애초에 필요한지는 L-01 "한 채널에 매출 몰빵일 때 위험"에서, 자사몰이라는 기둥을 왜 세워야 하는지는 L-03 "자사몰을 왜 키워야 하나"에서 이어집니다. 정작 고객이 어느 채널에서 왔는지 구분이 안 된다면, 다각화보다 먼저 F-05 "고객이 어디서 왔는지 모를 때"를 보십시오. 어디서 오는지 모르면 어디를 늘려야 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