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비 줄였는데 왜 매출은 그대로일까
매출을 받치던 진짜 원인이 셋 중 하나로 좁혀집니다
지난달, 한 사장님의 광고 계정을 함께 열어 봤습니다. 3주 전 광고비를 500만 원에서 250만 원으로 반 잘랐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매출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사장님이 화면을 보며 조용히 말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동안 250만 원을 그냥 버린 건가요."
이 카드를 펴신 사장님도 지금 그 자리에 계실 겁니다. 큰맘 먹고 광고비를 줄였습니다. 며칠은 매출이 떨어질까 봐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매출이 안 빠집니다. 처음엔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니 다른 생각이 듭니다. 광고를 반이나 줄였는데 매출이 그대로라면, 그동안 쓴 광고비는 뭐였나. 안 써도 될 돈을 계속 부어 온 건 아닌가. 안심과 불안이 같이 옵니다. 미묘합니다.
이 글이 끝나면 손에 남는 것
이 미묘한 상황의 정체가 셋 중 하나로 좁혀집니다. 광고비를 줄여도 매출이 안 빠지는 이유는 딱 세 가지뿐입니다. 그 셋을 구분하는 판별법과, 각각 며칠을 봐야 판정이 서는지, 그리고 판정이 나오면 뭘 해야 하는지까지 손에 쥐고 나갑니다.
성급하게 "광고 다 껐어야 했네"로 결론 내리지 마십시오. 그 결론이 틀리면 두세 달 뒤 매출이 조용히 무너집니다. 이 글은 그 오판을 막는 진단표입니다.
10분이면 첫 판별이 됩니다. 필요한 건 광고 관리자 화면과 지난 몇 주치 주문 데이터뿐입니다. 오늘 당장 신규 고객 숫자 하나만 뽑아도 방향은 잡힙니다.
저는 이 오판의 뒷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창업 후 200개가 넘는 브랜드의 광고 계정과 매출 시트를 직접 열어 왔습니다. 그중에는 광고를 끊고 두세 달은 멀쩡하다가 어느 순간 매출이 꺾여서 저를 찾아온 브랜드가 여럿입니다.
한 화장품 브랜드가 기억납니다. 광고를 전면 중단했는데 한 달간 매출이 멀쩡했습니다. 사장님은 "광고 없이도 되는구나" 확신했습니다. 그런데 6주째부터 신규 주문이 말라 갔습니다. 재고는 도는데 새 손님이 안 들어왔습니다. 뒤늦게 계정을 열었을 때는 광고를 다시 켜도 예전 효율이 안 나왔습니다. 쌓아 둔 잠재 고객이 다 빠져나간 뒤였습니다.
그 브랜드는 결국 예전 효율을 회복하는 데 반년이 걸렸습니다. 아꼈다고 생각한 광고비보다 잃은 매출이 훨씬 컸습니다. 매출이 안 빠지는 건 광고가 필요 없었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세 가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무엇인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왜 줄여도 안 빠지는가
먼저 오해 하나를 풉니다. 많은 사장님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광고를 줄였는데 매출이 그대로다. 그러니 광고가 매출을 만든 게 아니었다." 이 문장은 절반만 맞습니다.
광고가 하는 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오늘 당장의 주문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앞으로 살 사람을 미리 모아 두는 것입니다. 광고를 줄이면 두 번째가 먼저 멈춥니다. 그런데 두 번째가 멈춘 티는 오늘 안 납니다. 몇 주 뒤에 납니다.
비유하자면 광고는 저수지에 물을 대는 펌프입니다. 펌프를 끄거나 줄여도 저수지에는 물이 남아 있습니다. 그 물로 며칠, 몇 주는 논에 물을 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펌프를 줄인 직후에는 논이 마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저수지가 비는 순간입니다. 그때는 이미 펌프를 다시 켜도 저수지를 채우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광고를 줄인 직후의 매출은 진실을 말해 주지 않습니다. 지금 안 빠지는 이유가 셋 중 무엇이냐에 따라, 두 달 뒤가 완전히 갈립니다. 지금부터 그 셋을 하나씩 가릅니다.
처방: 세 원인을 가르는 진단표
용어 두 개를 먼저 풀겠습니다. 브랜드 검색은 사람들이 포털에 우리 가게 이름을 직접 쳐서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광고를 안 봐도 이미 살 마음이 있던 손님입니다. 리타겟은 한 번 방문했던 사람에게 다시 따라붙는 광고입니다. CRM은 이미 확보한 고객에게 문자나 알림으로 다시 파는 것입니다.
이제 세 원인입니다.
원인 1, 광고가 원래 기여를 부풀리고 있었다. 광고가 만든 것처럼 집계된 주문 중 상당수가, 사실은 광고 없이도 살 사람이었던 경우입니다. 브랜드 이름을 검색해 들어온 사람, 원래 다시 살 단골에게 광고가 마지막에 슬쩍 얹혀 자기 공으로 가져간 겁니다. 그래서 광고를 줄여도 그 주문은 그대로 들어옵니다.
원인 2, 관성으로 버티는 중이다. 광고를 줄여도 그동안 모아 둔 잠재 고객 풀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리타겟으로 따라붙던 사람들, 며칠 고민하던 사람들이 뒤늦게 삽니다. 이 관성은 2주에서 6주 갑니다. 그 풀이 마르면 그때 매출이 꺾입니다. 지금 안 빠지는 건 아직 저수지에 물이 남아서입니다.
원인 3, 다른 채널이 흡수했다. 광고가 빠진 자리를 검색, CRM, 입소문 같은 다른 유입이 메운 경우입니다. 이건 나쁜 신호가 아닙니다. 오히려 광고 의존을 줄일 기회입니다.
세 원인은 겉으로 똑같아 보입니다. "줄였는데 매출 그대로." 그래서 판별 데이터로 갈라야 합니다.
| 원인 | 겉으로 보이는 신호 | 판별 데이터 (보는 곳) | 판정 기간 | 대응 |
|---|---|---|---|---|
| 1 부풀린 기여 | 줄인 직후부터 매출 거의 그대로 | 광고 전환 중 브랜드 검색·기존 고객 비중 | 즉시 ~ 2주 | 광고 구조 재설계 |
| 2 관성 매출 | 2~3주 버티다 서서히 하락 | 신규 방문수·신규 고객 비중 추이 | 4~6주 | 서서히 복원, 적정선 탐색 |
| 3 채널 흡수 | 광고 줄자 다른 채널 유입 증가 | 채널별 유입 변화 대조 | 4~6주 | 그 채널에 재투자 |
판별 1의 데이터는 광고 관리자와 주문 데이터에 있습니다. 광고가 자기 공으로 집계한 전환을 열어, 그중 브랜드 이름 검색으로 들어온 비중과 기존 고객 비중을 셉니다. 이 비중이 높으면 원인 1입니다. 광고가 남의 공을 가져오고 있던 겁니다.
조금 더 실무로 들어가면 이렇습니다. 광고 전환으로 잡힌 주문의 구매자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기존 고객 명단과 대조합니다. 겹치는 사람이 많으면, 그 광고는 새 손님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고객이던 사람에게 나가고 있던 겁니다. 여기에 검색 광고가 있다면 우리 브랜드 이름으로 들어온 클릭이 얼마인지도 봅니다. 자기 가게 이름을 검색한 사람은 광고가 없어도 들어옵니다. 그 클릭에 붙은 광고비는 대부분 낭비입니다.
판별 2의 데이터는 신규 방문수와 신규 고객 비중입니다. 전체 매출이 아니라 새 손님만 따로 봅니다. 광고를 줄인 뒤 신규 방문과 신규 고객이 주 단위로 조금씩 줄고 있다면, 저수지가 마르는 중입니다. 매출이 아직 그대로여도 이건 원인 2의 신호입니다. 성급하게 안심하면 안 됩니다.
판별 3의 데이터는 채널별 유입입니다. 유입이 어디서 오는지 채널을 나눠, 광고를 줄이기 전과 후를 나란히 놓습니다. 광고가 준 만큼 검색이나 CRM이 늘었다면 원인 3입니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광고를 줄이면 검색 유입이 늘어난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사실은 검색이 는 게 아니라, 광고가 가져가던 몫이 검색 쪽으로 다시 표시되는 것뿐인 경우입니다. 그래서 채널별로 볼 때는 비율이 아니라 실제 유입 숫자를 봐야 합니다. 검색의 절대 방문수가 진짜로 늘었는지, 아니면 광고가 빠지면서 자리만 바뀐 것인지 구분해야 진짜 원인 3입니다.
판정 기간을 지키십시오
최소 4주에서 6주는 보고 판정합니다. 관성 매출은 정의상 몇 주 뒤에 꺾이기 때문입니다. 2주 보고 판단하면 원인 2를 원인 1로 오판합니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이겁니다. 최소 4주에서 6주는 보고 판정하십시오. 원인 2, 관성 매출은 정의상 몇 주 뒤에 꺾입니다. 2주 보고 "괜찮네" 하면 원인 2를 원인 1로 오판합니다. 이 오판이 앞의 화장품 브랜드를 무너뜨린 바로 그 실수입니다.
반대로 원인 1은 비교적 빨리 보입니다. 브랜드 검색 비중은 줄인 다음 주면 드러납니다. 그래도 최종 판정은 신규 고객 추이를 4주 이상 보고 확정하십시오. 겹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신규 고객 수를 어디서 보는지 막막한 분을 위해 짚겠습니다. 주문 데이터에서 처음 산 사람과 다시 산 사람을 나누면 됩니다. 쇼핑몰 관리자 화면에는 대개 신규 회원 가입 수나 첫 구매 고객 수가 따로 나옵니다. 그게 없다면 주문 목록을 내려받아, 구매자 연락처가 이전에 없던 새 번호인지만 세어도 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난주보다 이번 주 새 손님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그 방향만 잡히면 판정은 시작됩니다.
판정이 나오면 무엇을 하는가
원인 1로 판정되면 광고 구조를 다시 짭니다. 이미 살 사람에게 나가던 광고를 걷어 냅니다. 브랜드 이름 검색은 광고 타겟에서 빼고, 기존 고객에게 다시 붙던 리타겟도 줄입니다. 그 예산을 우리를 아직 모르는 새 사람에게 돌립니다. 광고가 진짜 새 손님을 데려오게 만드는 겁니다.
- 검색 광고에서 우리 브랜드 이름 키워드를 제외합니다. 그 자리는 광고 없이도 알아서 채워집니다.
- 리타겟 광고에서 최근에 산 고객을 빼는 조건을 겁니다. 방금 산 사람에게 같은 광고를 또 보여 줄 이유가 없습니다.
- 남은 예산을 우리를 모르는 새 사람을 찾는 광고로 옮깁니다. 걷어 낸 낭비가 그대로 신규 확보 예산이 됩니다.
광고비 총액은 그대로인데 데려오는 손님만 바뀝니다.
원인 2로 판정되면 서둘러 복원하되 천천히 합니다. 한 번에 원래대로 올리지 말고, 매주 조금씩 올리며 적정선을 찾습니다. 이 적정선을 어떻게 잡는지는 K-01 카드가 계산법을 줍니다. 저수지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다시 물을 채우는 게 핵심입니다.
원인 3으로 판정되면 그 채널에 재투자합니다. 검색이 메웠으면 검색을, CRM이 메웠으면 고객 관리를 키웁니다. 광고에만 걸어 두었던 무게를 옮기는 겁니다. 어느 채널에 얼마씩 분산할지는 L-02 카드가 순서를 잡아 줍니다.
다만 원인 3이라고 광고를 방심하고 다 끄면 안 됩니다. 검색이나 입소문이 지금 매출을 메우는 건, 과거에 광고가 뿌려 둔 인지도 덕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 씨앗이 다 소진되면 검색량 자체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원인 3일 때도 새 손님을 만드는 최소한의 광고는 남겨 둡니다. 다른 채널로 무게를 옮기되, 새로 아는 사람을 늘리는 파이프 하나는 계속 돌려야 합니다.
세 원인은 순수하게 하나만 나오는 경우가 드뭅니다. 앞의 고양이용품 쇼핑몰처럼 원인 1과 원인 2가 겹치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신규 고객 추이를 먼저 보고 원인 2 여부부터 확정한 뒤, 광고 안의 낭비를 걷어 내는 원인 1 대응을 같이 씁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저수지가 마르는지부터 확인하고, 그다음에 새는 구멍을 막습니다.
실험은 반드시 부분 감액으로
한 가지 당부가 있습니다. 이걸 확인하겠다고 광고를 전면 중단하지 마십시오. 전면 중단은 데이터를 얻는 대신 저수지를 통째로 비웁니다. 원인 2였다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안전한 방법은 부분 감액입니다. 전체를 끄지 말고 20에서 30퍼센트만 줄여 봅니다. 캠페인이 여럿이면 한두 개만 손대고 나머지는 그대로 둡니다. 그렇게 줄인 쪽과 안 줄인 쪽을 나란히 비교하면, 저수지를 지키면서도 원인이 무엇인지 읽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는 저수지를 비우지 않고도 얼마든지 얻을 수 있습니다. 굳이 매출을 담보로 걸 필요가 없습니다.
사례: 고양이용품 정기배송 쇼핑몰
고양이 모래와 사료를 정기배송하는 쇼핑몰이 있었습니다. 광고비를 4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줄였는데, 3주가 지나도 매출이 그대로였습니다. 사장님은 "광고를 다 꺼도 되겠다"고 신이 나 있었습니다.
계정을 열어 신규 고객 비중부터 봤습니다. 전체 매출은 그대로였지만, 새로 가입한 고객 수가 3주 사이 주당 40명에서 22명으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매출을 받치던 건 기존 정기배송 고객이었습니다. 새 손님은 조용히 줄고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원인 2였습니다.
만약 여기서 광고를 다 껐다면, 두 달 뒤 정기배송 해지가 쌓일 때 새 고객이 없어 매출이 무너졌을 겁니다. 그래서 반대로 갔습니다. 줄였던 광고를 매주 조금씩 복원하되, 기존 고객에게 붙던 리타겟은 빼고 신규 타겟에만 다시 돈을 넣었습니다. 원인 2와 원인 1의 대응을 같이 쓴 겁니다.
복원은 한꺼번에 하지 않았습니다. 첫 주에 20퍼센트, 다음 주에 또 20퍼센트씩만 올렸습니다. 신규 고객 수가 다시 올라오는 걸 확인하면서 붓는 속도를 맞췄습니다. 신규 타겟에만 돈이 가도록 캠페인도 새로 짰습니다. 기존 고객에게 다시 붙던 광고는 아예 껐습니다. 그 자리는 광고가 아니라 정기배송 문자 한 통으로 대신했습니다.
6주 뒤 주당 신규 고객은 다시 38명으로 올라왔습니다. 광고비는 200만 원에서 260만 원으로만 늘었습니다. 원래 400만 원 중 140만 원은 이미 살 사람에게 나가던 낭비였던 겁니다. 사장님은 광고를 줄일 자리와 지킬 자리를 그제야 구분하게 됐습니다. 처음의 "다 꺼도 되겠다"가 얼마나 위험한 판단이었는지도 그제야 알았습니다.
마무리
세 줄로 줄입니다. 첫째, 광고를 줄여도 매출이 안 빠지는 이유는 부풀린 기여, 관성 매출, 채널 흡수 셋 중 하나입니다. 둘째, 신규 고객 비중과 채널별 유입으로 가르고, 최소 4주에서 6주를 보고 판정합니다. 셋째, 확인은 전면 중단이 아니라 부분 감액으로 합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전체 매출 말고 신규 고객 수를 지난 3주치 뽑아 그래프로 그려 보십시오. 그 선이 위인지 아래인지가 셋 중 어느 원인인지를 가장 먼저 알려 줍니다. 선이 내려가고 있으면 저수지가 마르는 중입니다. 매출이 아직 그대로여도 안심하지 말고, 부분 감액을 유지한 채 4주에서 6주를 마저 지켜보십시오.
이어서 볼 카드를 안내합니다. 복원할 적정선을 계산하려면 K-01 광고비 얼마까지 써야 하나 한계선과 고점을 보십시오. 주문이 어디서 왔는지 안 잡힌다면 F-05 고객이 어디서 왔는지 모를 때가 먼저입니다. 한 채널 의존이 불안하다면 L-02 메타에만 기대는 게 불안할 때 다각화 순서로 넘어가십시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