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퍼널 어디서 새나, 100명 환산표
퍼널에서 가장 많이 새는 구간이 짚어집니다
방문 100명. 그중에서 결제까지 간 사람 2명.
나머지 98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이 질문에 한 줄로 답할 수 있는 사장님은 생각보다 드뭅니다.
어젯밤에도 통계 화면을 켜 두고 한참을 보셨을 겁니다. 방문자 수는 나옵니다. 매출도 나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 사람들이 정확히 어느 문턱에서 등을 돌렸는지는, 화면 어디에도 한 줄로 정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광고비는 매일 통장에서 빠져나갑니다. 유입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매출은 그만큼 따라오지 않습니다. "유입을 더 늘려야 하나" 싶어 광고비를 올려 봅니다. 방문자 수는 늘어납니다. 결제 건수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느낌이 드셨다면,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붓는 물의 양이 아닙니다. 독에 난 구멍입니다. 구멍 하나를 못 막은 채 물만 계속 부으면, 광고비는 그 구멍으로 그대로 새어 나갑니다.
이 처방전은 그 구멍이 어디에 났는지를 30분 안에 눈으로 보게 만드는 글입니다.
이 글이 30분 뒤에 남기는 것
끝까지 읽으시면 손에 딱 하나가 남습니다. "우리 가게는 여기서 가장 많이 샌다"는 구간 한 곳입니다.
퍼널이라는 말부터 풀고 가겠습니다. 퍼널은 깔때기라는 뜻입니다. 손님이 우리 가게에 들어와서 결제 버튼을 누르기까지 거치는 단계들을 위에서 아래로 세운 그림입니다. 위는 넓고 아래로 갈수록 좁아집니다. 들어온 사람은 많은데 끝까지 가는 사람은 적기 때문입니다. 이 깔때기 어딘가에 옆으로 새는 틈이 있으면, 그 아래 단계는 전부 말라 버립니다.
오늘 필요한 건 대단한 분석 도구가 아닙니다. 이미 사장님 통계 화면 안에 답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그 숫자들이 흩어져 있어서 안 보일 뿐입니다. 30분이면 됩니다. 대신 오늘 바로 종이에 옮겨 적습니다. 머릿속으로만 하면 또 안 보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다시는 "광고비를 더 써야 하나"라는 질문부터 던지지 않게 됩니다. 그 대신 "지금 우리는 어디서 새고 있나"를 먼저 묻게 됩니다. 이 질문의 순서만 바꿔도, 같은 광고비에서 나오는 매출이 달라집니다. 돈을 더 쓰기 전에 새는 곳부터 막는 사장님과, 새는 곳을 모른 채 계속 붓는 사장님의 1년 뒤는 완전히 다릅니다.
계정을 200개 넘게 열어 보니
저는 지금까지 200개가 넘는 브랜드의 광고 계정과 매출 시트를 직접 열어 진단해 왔습니다. 저희 스튜디오는 광고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감으로 진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달에도 월 광고비 2천만 원을 쓰는 한 쇼핑몰의 계정을 열어 봤습니다. 대표님은 "전환율이 안 나온다"며 상세페이지를 세 번이나 갈아엎으신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숫자를 사람 수로 바꿔 놓고 보니, 상세페이지는 멀쩡했습니다. 장바구니까지는 잘 왔습니다. 진짜 구멍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장바구니에 담은 사람의 절반이 결제 시작 버튼조차 누르지 않고 떠났습니다. 배송비가 결제 직전에야 튀어나왔기 때문입니다.
대표님은 엉뚱한 곳을 세 번 고치신 겁니다. 상세페이지가 아니라 배송비 안내 위치 한 줄이 문제였습니다. 이 차이를 만든 건 딱 하나입니다. 퍼센트로 보던 걸 사람 수로 바꿔 본 것뿐입니다.
퍼센트를 사람 수로 바꾸면
사장님들이 통계를 봐도 답을 못 찾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닙니다. 화면이 전부 퍼센트로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전환율 2.1퍼센트. 이탈률 68퍼센트. 장바구니 담기 8.3퍼센트. 이 숫자들을 나란히 보면 머리가 아픕니다. 어느 게 정상이고 어느 게 비정상인지 감이 안 옵니다. 퍼센트는 사람의 직관에 잘 안 걸립니다.
그런데 이걸 "100명이 들어왔을 때 몇 명"으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68퍼센트 이탈은 잘 안 와닿습니다. 하지만 "100명 중 60명이 상세페이지도 안 보고 나갔다"고 하면 즉시 아픕니다. 사람 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60명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가 진열대도 안 보고 그냥 나가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우리 가게의 모든 퍼센트를 100명 기준의 사람 수로 환산하는 것입니다. 이 환산 한 번이면, 어느 구간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증발하는지가 그림으로 보입니다.
먼저 표 하나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흔한 스마트스토어와 D2C 쇼핑몰에서 자주 나오는 흐름입니다. 방문 100명을 넣었을 때 각 단계에 몇 명이 남는지, 그리고 현장에서 이 정도면 정상이라고 보는 범위를 함께 적었습니다.
| 단계 | 남는 사람 | 현장 정상 범위 |
|---|---|---|
| 방문(가게에 들어옴) | 100명 | 기준점 |
| 상세페이지 조회 | 60명 | 45~70명 |
| 장바구니 담기 | 8명 | 6~12명 |
| 결제 시작 | 4명 | 3~7명 |
| 결제 완료 | 2명 | 2~4명 |
읽는 법은 이렇습니다. 방문 100명 중 40명은 상세페이지도 안 보고 나갑니다. 상세를 본 60명 중 52명은 장바구니에 담지 않고 나갑니다. 장바구니에 담은 8명 중 4명은 결제 시작조차 안 합니다. 결제를 시작한 4명 중 2명은 마지막에 이탈합니다.
각 단계에서 빠지는 사람 수를 옆에 따로 적으면 구멍이 더 선명해집니다.
| 구간 | 빠지는 사람 |
|---|---|
| 방문 > 상세페이지 | 40명 이탈 |
| 상세페이지 > 장바구니 | 52명 이탈 |
| 장바구니 > 결제 시작 | 4명 이탈 |
| 결제 시작 > 결제 완료 | 2명 이탈 |
숫자만 보면 상세페이지에서 52명이 빠지니 여기가 제일 큰 구멍 같습니다. 맞습니다. 대부분의 가게에서 가장 큰 이탈은 상세페이지 앞뒤에서 일어납니다. 다만 여기서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절대 숫자가 큰 구간이 아니라, 우리 가게가 정상 범위에서 가장 멀리 벗어난 구간을 먼저 손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세 조회가 100명 중 60명이라면 정상 범위 안입니다. 그런데 장바구니가 3명밖에 안 된다면, 정상 범위 6~12명에서 크게 미달입니다. 이 경우 상세페이지는 사람을 데려오는데 "살 이유"를 못 만들고 있다는 뜻입니다. 손볼 곳은 상세페이지의 설득력입니다.
반대로 장바구니는 10명으로 넉넉한데 결제 완료가 1명이라면, 문제는 상세페이지가 아니라 결제 문턱입니다. 담을 만큼 마음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막힌 겁니다.
우리 숫자를 100으로 바꾸기
환산은 초등학교 산수면 됩니다.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방법은 하나입니다. 각 단계 숫자를 방문자 수로 나누고 100을 곱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4주에 방문 3,200명, 상세 조회 1,760명, 장바구니 240명, 결제 완료 90명이 나왔다고 하겠습니다. 이 상태로는 어디가 문제인지 안 보입니다. 숫자가 다 달라서 비교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환산을 겁니다. 상세 조회 1,760 나누기 3,200 곱하기 100은 55명입니다. 장바구니 240 나누기 3,200 곱하기 100은 7.5명입니다. 결제 완료 90 나누기 3,200 곱하기 100은 2.8명입니다. 이제 방문 100명 기준으로 상세 55명, 장바구니 7.5명, 결제 2.8명이라는 한 줄이 만들어집니다.
이 한 줄을 아까 정상 범위 표에 대 봅니다. 상세 55명은 정상, 장바구니 7.5명도 정상, 결제 2.8명도 정상 범위 안입니다. 이 가게는 사실 크게 새는 구간이 없는 겁니다. 이런 경우엔 퍼널을 뜯을 게 아니라 유입 자체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반대로 어느 한 칸이 정상 범위 아래로 뚝 떨어지면, 거기가 오늘의 구멍입니다.
계산기 두드리기도 귀찮으시면 종이에 이렇게만 적으셔도 됩니다. 방문 100, 그 아래 상세 몇 명, 그 아래 장바구니 몇 명, 그 아래 결제 몇 명. 네 줄이면 우리 가게 퍼널이 완성됩니다.
이제 남의 표가 아니라 우리 가게 표를 만들 차례입니다. 그런데 원래 숫자는 어디서 뽑을까요. 쓰는 도구별로 정리하겠습니다.
스마트스토어를 쓰신다면, 스마트스토어센터에 들어가서 통계 메뉴를 엽니다. 마케팅분석 안의 전환분석과 판매분석을 보면 상품 상세 유입, 장바구니, 결제까지의 단계 수치가 나옵니다. 유입은 있는데 결제가 적으면 어느 단계에서 꺾이는지 이 화면에서 보입니다.
GA4를 붙여 두셨다면, 보고서에서 참여도 또는 이벤트 항목을 봅니다. view_item(상세 조회), add_to_cart(장바구니), begin_checkout(결제 시작), purchase(결제 완료)라는 이벤트 이름별로 사용자 수가 찍힙니다. 이 네 숫자가 우리 퍼널의 뼈대입니다.
카페24나 자체 쇼핑몰이라면, 관리자 화면의 통계 또는 접속 분석에서 방문, 장바구니, 주문 수를 뽑습니다. 결제 시작과 완료가 따로 안 잡히면, 우선 방문, 장바구니, 주문 세 단계만으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숫자를 뽑을 때 딱 두 가지만 지키면 됩니다. 첫째, 기간을 최근 4주로 통일합니다. 특정 하루는 우연이 많습니다. 둘째, 광고를 여러 개 돌린다면 전체 합계로 봅니다. 지금은 큰 그림이 먼저입니다.
새는 구간별 처방 지도
구멍을 찾았으면 어디를 고칠지가 정해집니다. 구간별로 손볼 곳을 붙여 드리겠습니다.
방문에서 상세페이지로 넘어갈 때 많이 샌다면, 문제는 첫인상입니다. 썸네일과 첫 화면이 클릭을 못 만들고 있습니다. 들어왔는데 3초 안에 "여기 내가 찾던 데 맞네"를 못 느끼면 바로 나갑니다. 이건 C-03 처방전, 클릭은 되는데 안 살 때 첫 3초에서 다룹니다.
상세페이지에서 장바구니로 못 넘어간다면, "살 이유"가 약한 겁니다. 상품 설명은 있는데 "왜 지금 나에게 필요한가"가 없습니다. 여기는 C-04, 살 이유 만들기 쪽 처방이 맞습니다.
장바구니에서 결제 시작으로 못 넘어간다면, 대개 두 가지입니다. 배송비가 마지막에 튀어나오거나, 회원가입을 강요당하는 경우입니다. 장바구니에 담을 땐 몰랐던 비용이나 절차가 결제 문턱에서 나타나면 사람은 돌아섭니다.
결제 시작에서 완료로 못 넘어간다면, 결제 수단이 부족하거나 결제창에서 오류가 나는 겁니다. 간편결제가 없거나, 특정 카드에서 에러가 나거나, 모바일에서 창이 깨지는 경우입니다. 직접 한 번 끝까지 결제해 보시면 대부분 그 자리에서 잡힙니다.
정리하면 이렇게 매핑됩니다.
| 구간 | 손볼 곳 |
|---|---|
| 방문 > 상세 | 썸네일과 첫 화면(C-03) |
| 상세 > 장바구니 | 살 이유(C-04) |
| 장바구니 > 결제 시작 | 배송비, 회원가입 장벽 |
| 결제 시작 > 완료 | 결제 수단, 결제 오류 |
새는 구간이 장바구니 아래쪽, 즉 결제 문턱이라면 오늘 바로 손보기가 가장 쉽습니다. 마지막 문턱을 직접 넘어 보는 자가 점검표를 드립니다. 사장님이 직접 손님인 척 끝까지 결제해 보면서 하나씩 체크하십시오.
- 배송비가 상세페이지나 장바구니에서 미리 보이는가. 결제 직전에야 나타나면 사람은 놀라서 떠납니다.
- 회원가입 없이 살 수 있는가. 비회원 주문 버튼이 눈에 띄는 자리에 있는가.
- 간편결제(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가 붙어 있는가. 카드번호를 손으로 다 치게 만들면 절반은 도망갑니다.
- 모바일에서 결제창이 깨지지 않는가. 요즘 손님 열에 일곱은 휴대폰으로 삽니다.
- 쿠폰 넣는 칸이 결제 흐름을 막지 않는가. "쿠폰이 있나" 찾다가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결제 완료까지 몇 번을 눌러야 하는가. 누르는 횟수가 다섯 번을 넘으면 줄일 곳이 있습니다.
이 여섯 개 중 걸리는 게 하나라도 있으면, 그게 오늘 30분으로 막을 수 있는 구멍입니다. 상세페이지를 다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효과는 즉시 나옵니다.
어느 문구 다이어리 쇼핑몰의 3주
다이어리와 문구를 파는 한 쇼핑몰 이야기입니다. 대표님은 "광고를 아무리 돌려도 매출이 안 는다"며 광고비를 계속 올리던 중이었습니다.
계정을 열어 100명으로 환산해 봤습니다. 방문 100명 중 상세페이지 조회 58명. 여기까지는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장바구니가 4명이었습니다. 정상 범위 6~12명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상세를 본 사람의 대부분이 담지 않고 나간 겁니다.
상세페이지를 열어 보니 다이어리 속지 사진과 사양표만 가득했습니다. "왜 이 다이어리여야 하는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상세 맨 위에 한 줄을 넣었습니다. "한 번 쓰면 다른 다이어리로 못 돌아갑니다. 180도 펼쳐지고 뒷장에 잉크가 안 배는 종이입니다." 그리고 첫 화면에 실제로 필기한 속지 사진 한 장을 걸었습니다.
3주 뒤 다시 100명으로 환산했습니다. 장바구니가 4명에서 9명으로 올랐습니다. 결제 완료는 1.8명에서 3.4명이 됐습니다. 광고비는 한 푼도 더 안 썼습니다. 같은 100명한테 "살 이유"를 한 줄 준 것뿐입니다.
이 대표님이 그동안 올린 광고비는, 사실 상세페이지라는 구멍으로 그대로 새고 있던 겁니다. 구멍을 막으니 같은 유입에서 매출이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순서였습니다. 만약 구멍부터 안 막고 광고비를 두 배로 올렸다면, 매출도 두 배 났을 겁니다. 하지만 광고비도 두 배로 나갑니다. 남는 돈은 그대로입니다. 구멍을 먼저 막았기 때문에, 광고비는 그대로 두고 매출만 늘릴 수 있었던 겁니다. 100명 환산표가 알려 준 건 결국 "돈 쓸 곳의 순서"였습니다. 새는 독에 물을 더 붓는 게 먼저가 아니라, 구멍을 막는 게 먼저라는 순서 말입니다.
오늘 할 일 하나
세 줄로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퍼센트로 보면 구멍이 안 보이니 방문 100명 기준 사람 수로 환산합니다. 둘째, 절대 수가 큰 구간이 아니라 정상 범위에서 가장 멀리 벗어난 구간이 진짜 구멍입니다. 셋째, 구간이 정해지면 손볼 곳도 자동으로 정해집니다.
오늘 할 일은 딱 하나입니다. 통계 화면을 열어 최근 4주 기준으로 방문, 상세, 장바구니, 결제 완료 네 숫자를 뽑고, 방문을 100으로 놓고 나머지를 환산해 종이에 적으십시오. 그 종이에서 가장 아래로 푹 꺼진 칸이 오늘 우리 가게가 고칠 곳입니다.
이어서 보면 좋은 처방전을 붙여 둡니다. 유입이 문제인지 전환이 문제인지부터 가르고 싶으면 C-01 유입이 문제냐 전환이 문제냐 3분 진단, 상세페이지에서 새고 있다면 C-03 클릭은 되는데 안 살 때 첫 3초, 우리 전환율이 정상인지 궁금하면 C-02 전환율 몇 퍼센트면 정상인가요를 펴 보십시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