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입이 문제냐 전환이 문제냐, 3분 진단
유입 문제인지 전환 문제인지 3분 만에 갈립니다
지난주에도 한 대표님의 스마트스토어 통계 화면을 같이 열어 봤습니다. 매출 그래프가 석 달째 평평했습니다. 광고비는 매달 꼬박꼬박 나갔습니다.
대표님이 먼저 꺼낸 말은 이거였습니다. "광고를 더 태워야 할까요, 아니면 상세페이지를 갈아엎어야 할까요."
지금 이 카드를 펴신 사장님도 비슷한 밤을 보내셨을 겁니다. 어젯밤에 매출 화면을 켜 놓고 한참을 들여다보셨을 겁니다. 숫자는 그대로인데 뭘 먼저 손대야 할지 몰라서, 광고 담당자에게 물어보면 광고를 더 쓰라 하고, 디자이너에게 물어보면 페이지를 고치라 합니다. 둘 다 돈이 드는 일입니다. 그런데 정작 어디가 문제인지는 아무도 숫자로 말해 주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커피를 내리며 같은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이번 달 광고비를 늘려야 하나, 줄여야 하나. 페이지 외주를 맡겨야 하나, 조금 더 버텨야 하나. 결정을 못 내린 채 하루가 또 갑니다.
한 가지만 먼저 짚겠습니다. 사장님 잘못이 아닙니다. 문제를 못 찾는 게 아니라, 문제를 나누는 순서를 아직 안 배우셨을 뿐입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손에 남는 것
3분입니다. 커피 한 잔 내리는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이 글을 다 읽으면 사장님 매장의 문제가 유입 문제인지 전환 문제인지 딱 갈립니다. 둘 중 어디부터 손대야 하는지, 다음에 어떤 처방전을 펴야 하는지가 정해집니다.
대신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오늘 바로 숫자 두 개를 뽑으셔야 합니다. 읽고 덮으면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노트북을 옆에 두고 읽어 주십시오.
저는 이 장면을 200번 봤습니다
저는 스튜디오를 연 뒤로 200개가 넘는 브랜드의 광고 계정과 매출 시트를 직접 열어 봤습니다. 감으로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계정을 열기 전에는 어떤 처방도 내리지 않습니다.
그 200번의 계정 열람에서 배운 게 하나 있습니다. 매출이 안 나오는 이유는 언제나 둘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안 오거나, 왔는데 안 사거나.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병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장님이 이 둘을 뭉뚱그려서 "매출이 안 나온다"고만 말합니다. 병명을 안 나누면 약을 못 짓습니다.
매출이 안 나올 때 필요한 숫자는 딱 두 개입니다. 한 달에 몇 명이 들어왔는가, 그중 몇 퍼센트가 샀는가. 이 두 숫자만 있으면 진단이 끝납니다. 다른 지표는 지금 다 잊으셔도 됩니다.
매출은 곱셈입니다
진단표를 드리기 전에, 머릿속에 그림 하나를 심어 드리겠습니다. 이 그림이 있으면 앞으로 어떤 마케팅 결정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매출은 덧셈이 아니라 곱셈입니다. 매출은 방문자 수 곱하기 전환율 곱하기 객단가입니다. 객단가는 한 사람이 한 번에 사는 평균 금액입니다. 세 숫자가 곱해져서 매출이 나옵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곱셈에서는 0에 가까운 값 하나가 전체를 끌어내리기 때문입니다. 방문자가 아무리 많아도 전환율이 0에 가까우면 매출은 0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전환율이 아무리 높아도 방문자가 없으면 역시 매출은 안 나옵니다. 그래서 매출이 안 나올 때는 어느 칸이 바닥인지부터 찾아야 합니다. 세 칸을 다 손보려 들면 힘만 빠지고 돈만 새어 나갑니다.
오늘 우리가 보는 건 앞의 두 칸, 방문자 수와 전환율입니다. 이 둘 중 어디가 바닥인지만 알면 오늘 쓸 돈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왜 사장님들은 매번 엉뚱한 데를 고칠까
가장 흔한 오해부터 깨겠습니다. "매출이 안 나오면 광고를 더 태우면 된다."
이건 방문자가 부족할 때만 맞는 말입니다. 만약 사람은 충분히 오는데 안 사고 있다면, 광고를 더 태우는 건 새는 독에 물을 붓는 겁니다. 독에 난 구멍은 그대로 두고 물만 더 붓는 셈입니다. 광고비는 늘고, 들어온 사람은 여전히 그냥 나갑니다. 계정을 열어 보면 이 상태인 브랜드가 정말 많습니다.
반대 오해도 있습니다. "전환율만 올리면 된다." 그런데 애초에 하루 방문자가 서른 명이면, 전환율을 두 배로 올려도 주문은 하루 몇 건 늘지 않습니다. 밑바닥 모수가 너무 작으면 비율 개선의 효과가 눈에 안 보입니다.
세 번째 오해도 흔합니다. "일단 둘 다 손보자." 자금과 시간이 넉넉하면 그래도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장님은 둘 다 동시에 감당할 여력이 없습니다. 한 번에 하나만 고쳐야 뭐가 효과가 있었는지도 압니다. 두 개를 동시에 바꾸면, 매출이 올라도 뭐 덕분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지금 사장님 매장이 어느 병에 걸렸는지부터 확정해야 합니다. 그걸 3분 만에 가르는 게 아래 진단표입니다.
처방: 3분 진단 분기표
먼저 숫자 두 개를 준비하십시오. 뽑는 법은 이 글 뒤에 따로 적어 두겠습니다.
- 숫자 1: 최근 30일 방문자 수 (한 달간 매장에 들어온 사람 수)
- 숫자 2: 전환율 (같은 기간 주문수 나누기 방문수, 곱하기 100)
이제 아래 표에서 사장님의 자리를 찾으십시오. 기준선은 소규모 D2C와 스마트스토어에서 제가 현장에서 잡는 값입니다. 업종에 따라 오르내리지만, 처음 방향을 잡는 데는 이 선으로 충분합니다.
| 월 방문수 | 전환율 | 판정 |
|---|---|---|
| 3,000 미만 | 1% 이상 | 유입 문제 |
| 3,000 이상 | 1% 미만 | 전환 문제 |
| 3,000 미만 | 1% 미만 | 둘 다 (전환부터) |
| 3,000 이상 | 1% 이상 | 둘 다 정상 (규모 확대) |
판정 1. 유입 문제입니다. 방문은 적은데, 들어온 사람은 살 만큼 삽니다. 페이지는 이미 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상세페이지를 갈아엎으면 멀쩡한 걸 건드리는 겁니다. 할 일은 하나, 들어오는 사람 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검색 노출을 넓히고, 잘 팔리는 페이지에 광고를 태우십시오. 이미 파는 힘이 검증된 페이지이니, 사람만 더 데려오면 매출은 비례해서 오릅니다. 다음 카드로 넘어가십시오. E-02 브랜드명 말고 카테고리 키워드로 신규 유입.
판정 2. 전환 문제입니다. 사람은 충분히 옵니다. 그런데 그냥 나갑니다. 여기서 광고를 더 태우면 돈만 탑니다. 독의 구멍부터 막아야 합니다. 첫 화면, 살 이유, 가격, 신뢰. 이 넷 중 어디서 새는지 찾으십시오. 전환율을 1%에서 2%로만 올려도 매출은 두 배가 됩니다. 광고비 한 푼 더 안 쓰고요. 다음 카드로 넘어가십시오. C-03 클릭은 되는데 안 살 때 첫 3초, 그리고 F-04 우리 퍼널 어디서 새나 100명 환산표.
판정 3. 둘 다입니다. 그래도 전환부터입니다. 방문도 적고 전환도 낮습니다. 마음은 급하겠지만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전환율이 바닥인 채로 유입을 늘리면, 어렵게 데려온 사람이 또 그냥 나갑니다. 광고비로 산 방문자를 구멍으로 흘려보내는 겁니다. 구멍부터 막고 물을 부어야 합니다. 전환을 1% 위로 올려놓은 다음에 유입에 돈을 쓰십시오. 순서를 바꾸면 두 배로 손해입니다.
판정 4. 둘 다 정상입니다. 이 경우는 병이 아니라 성장 단계의 문제입니다. 페이지도 팔리고 사람도 옵니다. 이제 필요한 건 규모입니다. 잘 되는 채널에 예산을 더 붓고, 세 번째 칸인 객단가와 재구매를 설계하십시오. 한 사람이 더 자주, 더 많이 사게 만드는 단계입니다.
판정이 경계에 걸렸을 때
숫자가 딱 기준선 근처면 헷갈리실 수 있습니다. 방문이 2,900이거나 전환이 0.98%처럼요. 그럴 때 규칙은 간단합니다. 애매하면 전환부터 봅니다.
이유는 앞서 말한 곱셈 때문입니다. 전환은 광고비 없이 올릴 수 있는 칸입니다. 페이지 첫 화면을 고치고, 살 이유를 한 줄 더 얹는 데는 돈이 거의 안 듭니다. 반면 유입은 대부분 광고비가 듭니다. 그래서 같은 값이면 돈 안 드는 쪽부터 손보는 게 맞습니다. 경계에서는 언제나 전환이 먼저입니다.
두 숫자 뽑는 법
숫자를 못 뽑으면 진단도 없습니다. 채널별로 보는 곳을 적어 둡니다.
스마트스토어는 판매자센터의 통계 메뉴입니다. 기간을 최근 30일로 맞추고, 유입분석에서 방문자 수를, 판매분석에서 결제 건수를 봅니다. 결제 건수를 방문자 수로 나누면 전환율입니다.
카페24나 자사몰은 관리자 페이지의 통계, 또는 붙여 둔 구글 애널리틱스에서 봅니다. GA는 구글이 무료로 주는 방문자 분석 도구입니다. 여기서는 세션 수를 방문으로, 구매 완료 이벤트를 주문으로 잡으면 됩니다.
주의할 점 세 가지입니다. 첫째, 기간은 30일로 고정합니다. 하루 이틀 숫자는 요동치니까 한 달로 봐야 진짜 얼굴이 나옵니다. 둘째, 대형 세일이나 이벤트가 낀 기간은 빼십시오. 평소 실력을 봐야 합니다. 셋째, 광고 유입과 검색 유입은 전환율이 다릅니다. 광고로 처음 들어온 사람은 원래 잘 안 사서 0.5~1.5%면 보통이고, 검색으로 들어온 사람은 살 마음을 먹고 온 터라 2~5%까지 나옵니다. 재방문이나 문자로 다시 온 고객은 5~10%도 됩니다. 처음엔 전체로 보되, 병이 확인되면 채널을 갈라서 다시 보십시오.
사례: 캠핑 랜턴 브랜드의 3분
한 캠핑 랜턴 브랜드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매출이 안 나온다며 상세페이지 리뉴얼 견적을 물었습니다. 이미 디자인 업체 두 곳에서 견적을 받아 둔 상태였습니다.
계정부터 열었습니다. 최근 30일 방문자가 850명이었습니다. 전환율은 1.9%였습니다. 3분이 안 걸렸습니다. 판정은 유입 문제였습니다. 페이지는 멀쩡했습니다. 들어온 사람의 1.9%가 랜턴을 샀으니, 오히려 잘 팔리는 페이지였습니다. 문제는 하루에 스물여덟 명밖에 안 들어온다는 것이었습니다.
리뉴얼을 멈추게 했습니다. 그 돈으로 카테고리 키워드 유입을 손봤습니다. 브랜드명 대신 "캠핑 랜턴", "충전식 랜턴" 같은, 아직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검색하는 말로 노출을 넓혔습니다. 두 달 뒤 방문자가 850명에서 3,100명으로 늘었습니다. 전환율은 1.9% 그대로였습니다. 그런데 주문은 세 배 반이 됐습니다. 페이지는 한 줄도 안 바꿨습니다.
만약 그때 페이지부터 갈아엎었다면, 멀쩡한 전환율을 흔들고 돈은 돈대로 썼을 겁니다. 3분짜리 진단 하나가 리뉴얼 견적을 없던 일로 만들었습니다.
반대 사례도 하나 놓겠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만난 한 잡화 셀러는 정반대였습니다. 방문자는 월 9,000명으로 넉넉했는데 전환율이 0.5%였습니다. 이분은 유입을 더 늘리려고 광고를 두 배로 잡아 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대로 뒀으면 광고비만 두 배로 나가고 매출은 거의 그대로였을 겁니다. 광고를 멈추고 첫 화면부터 고쳤습니다. 전환율이 0.5%에서 1.3%로 오르자, 방문자는 그대로인데 매출이 두 배 반이 됐습니다.
두 사례의 병명이 정반대라는 점을 봐 주십시오. 같은 "매출이 안 나온다"였지만, 한쪽은 유입, 한쪽은 전환이었습니다. 진단 없이 남 따라 광고를 늘렸다면 둘 다 틀렸을 겁니다.
직접 해 보기: 숫자를 넣어 계산
말로만 들으면 흐릿하니, 실제 숫자를 한번 넣어 보겠습니다. 사장님도 옆에서 사장님 숫자로 똑같이 해 보십시오.
가상의 캠핑 랜턴 몰이 있다고 합시다. 최근 30일 방문자가 4,500명, 주문이 36건이었습니다. 전환율은 36 나누기 4,500 곱하기 100, 즉 0.8%입니다. 판정표에 넣으면 방문 3,000 이상, 전환 1% 미만이니 전환 문제입니다. 이 몰은 광고를 더 태우면 안 됩니다. 페이지부터 봐야 합니다.
여기서 곱셈의 힘을 봅니다. 방문을 그대로 두고 전환율만 0.8%에서 1.6%로 올리면, 주문은 36건에서 72건이 됩니다. 광고비 한 푼 안 늘리고 매출이 두 배입니다. 반대로 전환율을 그냥 두고 방문만 두 배로 늘리려면, 광고비가 대략 두 배로 듭니다. 같은 두 배 매출인데 한쪽은 돈이 거의 안 들고 한쪽은 광고비가 두 배입니다. 이래서 전환부터입니다.
사장님 숫자로도 지금 계산해 보십시오. 주문수를 방문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면 전환율이 나옵니다. 이 한 번의 나눗셈이 오늘 결정의 근거가 됩니다.
두 숫자를 매달 적어 두십시오
이 진단은 한 번 하고 끝낼 게 아닙니다. 매장의 병은 계절과 광고에 따라 바뀝니다. 지난달엔 전환 문제였다가 이번 달엔 유입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달마다 초에 방문수와 전환율 두 숫자를 한 줄로 적어 두십시오. 달, 방문수, 전환율, 이 세 칸이면 충분합니다. 석 달만 쌓여도 사장님 매장의 리듬이 보입니다. 어느 달에 사람이 몰리고 어느 달에 전환이 떨어지는지가 숫자로 남습니다. 그 기록이 다음 광고 예산을 어디에 실을지 알려 줍니다. 감으로 정하던 결정이 근거를 가진 결정으로 바뀝니다.
이 진단이 흔들리는 예외
솔직하게 예외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3분 진단은 대부분의 온라인 판매에 맞지만, 몇 경우엔 숫자를 조심해서 봐야 합니다.
객단가가 아주 높은 상품, 예를 들어 수백만 원짜리를 파신다면 전환율 기준선 1%는 너무 높습니다. 고가는 원래 한 번에 안 사니, 이 경우엔 기준을 더 낮게 잡고 방문 대비 문의수나 상담수를 같이 보십시오. 또 방문자가 하루 몇 명 수준으로 아주 적으면, 전환율 자체가 통계로서 의미가 약합니다. 며칠 숫자로는 우연이 크니, 최소 한 달은 모아서 보십시오. 이 두 경우만 빼면, 방문수와 전환율 두 칸으로 방향을 잡는 원칙은 그대로 유효합니다.
예외를 말씀드리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진단은 숫자를 기계처럼 대입하는 게 아니라, 내 매장의 조건 위에서 읽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준선은 출발점이지 정답이 아닙니다. 사장님 상품의 가격과 손님이 오는 통로를 먼저 떠올리고, 그 위에서 두 숫자를 읽으십시오.
마무리
세 줄로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매출이 안 나오는 이유는 사람이 안 오거나 왔는데 안 사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둘째, 필요한 숫자는 월 방문수와 전환율, 딱 두 개입니다.
셋째, 둘 다 문제라면 언제나 전환부터입니다. 새는 독에 물을 붓지 마십시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지금 통계 화면을 열어 최근 30일의 방문수와 전환율, 이 두 숫자를 종이에 적으십시오. 그리고 위 판정표에서 사장님의 자리를 찾으십시오. 그 한 줄이 앞으로 쓸 돈의 방향을 정합니다. 그리고 이 진단은 한 번으로 끝내지 마시고, 매달 초에 3분씩 반복하십시오. 매장의 병은 계절마다 바뀝니다.
이어서 볼 카드를 놓아 둡니다. 전환율 숫자가 높은지 낮은지 감이 안 잡히면 C-02 전환율 몇 퍼센트면 정상인가요를, 퍼널의 어디서 새는지 찾으려면 F-04 우리 퍼널 어디서 새나 100명 환산표를, 유입을 늘려야 하는 판정이 나왔다면 E-02 브랜드명 말고 카테고리 키워드로 신규 유입을 펴 보십시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