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은 되는데 안 살 때, 첫 3초 맞추기
첫 화면에서 놓치고 있는 지점이 보입니다
한 사람이 사장님 광고를 봅니다. 카피가 마음에 듭니다. 손가락으로 광고를 누릅니다. 페이지가 열립니다. 화면이 뜨는 그 순간, 눈이 위에서 아래로 한 번 훑습니다. 1초, 2초, 3초. 그리고 엄지손가락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 페이지를 닫습니다.
방금 그 사람이 왜 나갔는지, 사장님은 영영 알 수 없습니다. 통계에는 방문 1, 이탈 1이라는 숫자만 남습니다. 그 사람은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사라집니다. 하루에 수백 명이 그렇게 들어왔다가 그렇게 나갑니다.
지금 이 카드를 펴신 사장님은 아마 이런 상태일 겁니다. 광고 클릭률은 나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광고를 누르긴 누릅니다. 그런데 페이지에 들어와서는 그냥 나갑니다. 장바구니에도 잘 안 담깁니다. 광고 소재는 계속 바꿔 봤는데, 클릭은 늘어도 매출은 그대로입니다.
머리로는 압니다. 페이지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요. 그런데 그 뭔가가 어디인지를 모릅니다. 상세페이지는 스크롤하면 한참 긴데, 어디를 손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클릭은 되는데 안 산다. 이건 아주 특정한 병입니다. 그리고 범인도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손에 남는 것
10분입니다. 다 읽으면 사장님 페이지의 첫 화면에서 뭘 놓치고 있는지가 보입니다. 다섯 개짜리 점검표를 손에 쥐게 됩니다. 오늘 그 표를 들고 사장님 페이지를 열어, 한 항목씩 통과인지 아닌지 표시할 수 있습니다.
바로 실행 프레임을 걸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동안 사장님 페이지를 휴대폰으로 열어 두십시오. 데스크톱 말고 휴대폰입니다. 손님 열에 여덟은 휴대폰으로 봅니다. 사장님이 페이지를 만들 때 보는 넓은 데스크톱 화면과, 손님이 실제로 보는 좁은 휴대폰 화면은 완전히 다릅니다.
클릭이 됐다는 건 이미 절반은 이겼다는 뜻입니다
저는 200개가 넘는 브랜드의 계정을 열어 봤습니다. 클릭은 되는데 전환이 죽는 페이지를 수도 없이 봤습니다. 그때마다 범인은 거의 같은 곳에 있었습니다. 광고와 랜딩 첫 화면의 불일치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클릭이 됐다는 건, 광고가 사람의 마음을 이미 한 번 흔들었다는 뜻입니다. "어, 이거 괜찮은데" 하고 손가락을 움직이게 만든 겁니다. 절반은 이긴 싸움입니다. 그런데 페이지가 열리자마자 광고에서 본 것과 다른 화면이 뜨면, 그 사람은 순간 혼란스러워집니다. "내가 뭘 보러 왔더라." 이 0.5초의 혼란이 이탈을 부릅니다.
광고는 "은은한 무드등 3만 원대"라고 말했는데, 페이지 첫 화면에는 브랜드 로고와 감성 슬로건만 크게 떠 있습니다. 조명도 안 보이고 가격도 안 보입니다. 사람은 자기가 클릭한 이유를 화면에서 못 찾고 나갑니다. 광고와 페이지 사이에 다리가 끊긴 겁니다.
첫 화면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사람은 페이지를 읽지 않습니다. 훑습니다. 특히 처음 온 브랜드의 페이지는 더 그렇습니다. 정성껏 쓴 상세페이지의 아래쪽 설명은, 첫 화면에서 마음을 못 잡으면 아무도 안 봅니다. 스크롤을 안 내리니까요.
그래서 긴 상세페이지의 승부는 사실상 첫 화면에서 다 납니다. 첫 화면이 사람을 붙잡으면 아래를 읽고, 첫 화면이 밋밋하면 아래는 존재하지도 않는 셈이 됩니다. 사장님이 상세페이지 중간에 넣어 둔 그 좋은 후기와 상세 설명은, 첫 화면을 통과한 사람만 봅니다.
계정을 열어 보면 이 순서를 거꾸로 아는 사장님이 많습니다. 첫 화면은 감성적으로 예쁘게 열어 두고, 정작 팔리는 정보는 한참 아래에 촘촘히 넣어 둡니다. 정성은 아래에 다 쏟았는데, 정작 그 정성을 볼 사람은 첫 화면에서 다 나가 버린 뒤입니다. 페이지의 힘을 위로 끌어올리는 것, 그게 오늘 우리가 할 일입니다.
진단: 사장님이 지금 하고 있을 생각
아마 이렇게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소재를 더 좋게 만들면 사겠지."
아닙니다. 소재는 이미 제 몫을 했습니다. 클릭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소재를 아무리 더 다듬어도, 클릭한 사람이 도착하는 페이지가 그대로면 결과는 똑같습니다. 오히려 소재만 더 세게 만들면, 클릭은 늘어도 이탈만 늘어 광고비만 더 나갑니다. 지금 고칠 곳은 광고가 아니라, 광고를 누른 사람이 처음 마주하는 화면입니다.
처방: 첫 3초 점검 5항목
사람의 눈이 페이지 첫 화면에 머무는 건 3초 안팎입니다. 그 3초 안에 다섯 개 질문에 전부 "예"가 나와야 합니다. 하나라도 "아니오"면 거기서 새고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사장님 페이지를 열고, 스크롤을 내리기 전 첫 화면 그대로 하나씩 확인하십시오.
- 광고에서 약속한 말이 첫 화면에 그대로 있는가
- 3초 안에 뭘 파는지 보이는가
- 가격과 핵심 혜택이 스크롤 없이 보이는가
- 모바일 로딩이 3초 이내인가
- 첫 CTA(구매 버튼)가 첫 화면에 보이는가
CTA는 구매하기, 장바구니처럼 다음 행동을 부르는 버튼을 말합니다.
항목별 수리법
1번, 약속의 일치. 광고 문구와 첫 화면 문구를 나란히 놓고 읽으십시오. 광고가 "3만 원대 무드등"이라고 했으면, 첫 화면에도 그 말이 그대로 있어야 합니다. 감성 슬로건으로 바꾸지 마십시오. 클릭한 이유를 곧바로 확인시켜 줘야 합니다. 광고 카피의 핵심 단어가 첫 화면 문구에 그대로 들어가 있는지만 봐도 절반은 잡힙니다.
2번, 뭘 파는지. 첫 화면에 제품이 실제로 보여야 합니다. 로고와 배경 이미지만 크게 깔지 마십시오. 처음 온 사람은 브랜드에 관심이 없습니다. 제품에 관심이 있습니다. 화면 절반 이상을 제품 사진이 차지하게 하십시오.
3번, 가격과 혜택. 스크롤을 내려야 가격이 나오는 페이지가 정말 많습니다. 가격은 사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입니다. 첫 화면에서 보이게 올리십시오. 무료배송, 첫 구매 할인 같은 핵심 혜택도 함께. 가격을 숨긴다고 더 팔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격을 못 찾은 사람이 답답해서 나갑니다.
4번, 로딩. 휴대폰 데이터로 페이지를 켜 보십시오. 와이파이 말고 데이터입니다. 3초 넘게 흰 화면이면, 사람은 내용을 보기도 전에 나갑니다. 첫 화면 이미지 용량부터 줄이십시오. 맨 위에 무거운 동영상이나 큰 이미지를 넣었다면, 그게 로딩을 잡아먹는 주범일 때가 많습니다.
5번, 첫 CTA. 구매 버튼이 첫 화면 안에 보여야 합니다. 사고 싶어진 순간 버튼을 못 찾아 헤매게 하지 마십시오. 마음은 3초면 식습니다. 첫 화면에 하나, 그리고 스크롤 중간중간에도 버튼을 놓아, 사고 싶어진 어느 지점에서든 바로 누를 수 있게 하십시오.
첫 화면을 다시 짜는 4단 배치
항목을 점검해서 고칠 곳을 찾았다면, 이제 첫 화면을 어떤 순서로 쌓을지가 문제입니다. 제가 계정을 열어 고칠 때 쓰는 배치 순서를 그대로 드리겠습니다. 위에서부터 이 순서입니다.
- 맨 위는 제품 사진. 화면에 들어오자마자 제품이 크게 보여야 합니다. 배경이나 로고가 아니라 파는 물건 그 자체입니다.
- 그 위나 바로 아래는 한 줄 약속. 광고에서 클릭을 만든 그 말을 그대로 얹습니다. "리모컨으로 밝기 조절되는 무드등"처럼, 이 제품이 뭘 해 주는지 한 문장으로.
- 그다음은 가격과 혜택. 가격, 무료배송, 첫 구매 할인을 한데 묶어 보여 줍니다. 살지 말지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를 숨기지 않습니다.
- 마지막은 구매 버튼. 손이 닿는 자리에, 눈에 띄는 색으로. 사고 싶어진 순간 바로 누를 수 있게.
이 네 개가 스크롤 없이 첫 화면 안에 다 들어가면, 첫 3초는 통과입니다.
데스크톱과 모바일은 다른 페이지입니다
사장님이 페이지를 만들 때 보는 건 넓은 데스크톱 화면입니다. 거기서는 제품 사진, 문구, 가격이 한눈에 다 보입니다. 그래서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십니다.
그런데 손님의 휴대폰에서는 그 넓은 화면이 좁게 접힙니다. 데스크톱에서 첫 화면에 있던 가격이, 휴대폰에서는 스크롤을 두 번 내려야 나오는 자리로 밀립니다. 사장님 눈에는 멀쩡한 페이지가, 손님 눈에는 가격도 안 보이는 페이지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점검은 반드시 휴대폰으로 하십시오. 그리고 하나 더, 화면 아래쪽에 손가락이 자주 닿는 자리를 기억하십시오. 큰 화면에서는 위가 명당이지만, 휴대폰에서는 엄지가 닿는 아래쪽에 구매 버튼을 하나 더 두는 게 잘 먹힙니다.
3초 테스트: 지인에게 물어보기
점검표보다 더 정확한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사장님은 이미 페이지를 너무 잘 알아서, 처음 온 사람의 눈이 안 됩니다.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아니까, 첫 화면이 얼마나 불친절한지 못 느끼십니다.
그래서 페이지를 한 번도 안 본 지인에게 부탁하십시오. 첫 화면을 딱 3초만 보여 주고 화면을 가리십시오. 그리고 물으십시오. "방금 뭘 파는 것 같아?" 그리고 "얼마인 것 같아?"
지인이 3초 만에 두 질문에 답하면 통과입니다. "글쎄, 뭔가 예쁜 거 파는 것 같은데"라고 얼버무리면, 사장님 첫 화면은 아직 말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다섯 명한테만 해 보셔도 패턴이 보입니다. 다섯 명 중 네 명이 못 맞히면, 그건 그 사람들 잘못이 아니라 첫 화면 잘못입니다.
가족이나 직원 말고, 이 제품에 원래 관심 없던 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좋습니다. 관심 있던 사람은 이미 배경을 아니까 후하게 봐줍니다.
첫 화면을 고쳤는데도 안 팔린다면
다섯 항목을 다 통과시켰는데도 전환이 안 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땐 첫 화면 다음으로 새기 쉬운 두 곳을 보십시오.
첫째는 살 이유입니다. 첫 화면이 뭘 파는지 잘 보여 줘도, 왜 굳이 여기서 사야 하는지가 없으면 사람은 다른 데와 비교하러 나갑니다. 경쟁 상품과 뭐가 다른지, 이 제품만의 한 문장이 필요합니다. 이건 다음 카드에서 따로 다룹니다.
둘째는 결제 단계입니다. 사고 싶어졌는데 회원가입을 강제하거나, 결제 수단이 적거나, 배송비가 마지막에 갑자기 튀어나오면 거기서 마음이 식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결제해 보십시오. 카드 정보 넣기 직전까지 몇 번을 눌러야 하는지 세어 보십시오. 세 번 안에 끝나야 합니다.
고친 뒤에 반드시 확인할 것
첫 화면을 고쳤으면, 고친 효과를 숫자로 확인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 감으로만 남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고치기 직전 2주의 전환율을 적어 두고, 고친 뒤 2주의 전환율과 비교하십시오. 이때 광고 예산이나 타깃을 같이 바꾸면 안 됩니다. 첫 화면만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 둬야, 오른 게 첫 화면 덕분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 번에 하나만 바꾸는 것, 이게 페이지를 고칠 때 지켜야 할 유일한 규칙입니다. 여러 개를 동시에 바꾸면 뭐가 효과였는지 영영 모릅니다.
사례: 인테리어 조명 브랜드의 첫 화면
한 인테리어 조명 브랜드가 있었습니다. 광고 클릭률은 업계 평균 위였습니다. 그런데 전환율이 0.4%였습니다. 사장님은 소재 탓이라며 새 영상을 찍을 예산을 짜고 있었습니다. 이미 촬영 스튜디오까지 알아본 상태였습니다.
첫 화면을 휴대폰으로 열어 봤습니다. 광고는 "리모컨으로 밝기 조절되는 무드등"이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페이지 첫 화면에는 브랜드 로고와 "당신의 밤을 은은하게"라는 슬로건만 떠 있었습니다. 조명 사진은 스크롤을 두 번 내려야 나왔고, 가격은 세 번 내려야 나왔습니다. 광고에서 본 "밝기 조절되는"이라는 말은 첫 화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구매 버튼도 한참 아래에 있었습니다.
첫 화면 하나만 뜯어고쳤습니다. 제일 위에 조명이 켜진 사진을 크게 놓고, 그 위에 "리모컨으로 밝기 조절되는 무드등"을 그대로 얹었습니다. 바로 아래 가격과 무료배송을 붙이고, 구매 버튼을 첫 화면에 넣었습니다. 소재는 한 편도 새로 안 찍었습니다. 촬영 예산은 그대로 남겼습니다. 3주 뒤 전환율이 0.4%에서 1.6%가 됐습니다. 광고를 누른 사람이 드디어 자기가 왜 눌렀는지를 화면에서 찾은 겁니다.
돌아보면, 문제는 처음부터 소재가 아니었습니다. 광고와 페이지 사이의 끊긴 다리였습니다. 만약 그때 새 영상부터 찍었다면, 클릭은 조금 더 늘고 이탈도 그만큼 늘어 제자리였을 겁니다.
이 사례에서 사장님이 챙기실 건 순서입니다. 새 소재나 새 광고에 돈을 쓰기 전에, 이미 데려온 사람이 도착하는 화면부터 손봤다는 것. 들어온 사람을 놓치는 구멍을 막지 않은 채 사람을 더 데려오면, 더 많은 사람을 더 빨리 흘려보낼 뿐입니다. 첫 화면은 광고비를 한 푼도 더 쓰지 않고 매출을 올리는, 가장 값싼 지렛대입니다.
광고 여러 개를 돌린다면, 랜딩도 짝을 맞추십시오
소재를 여러 개 돌리는 사장님이 특히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광고마다 약속하는 말이 조금씩 다른데, 모두 같은 한 페이지로 보내는 경우입니다.
한 광고는 "밝기가 조절되는"을 말하고, 다른 광고는 "아이 재우기 좋은 취침등"이라고 말하는데, 둘 다 같은 첫 화면으로 떨어지면 절반은 어긋납니다. 취침등 얘기를 보고 눌렀는데 첫 화면이 밝기 조절 얘기만 하면, 그 사람은 자기 이유를 못 찾습니다.
완벽하게 짝을 맞추기 어렵다면, 첫 화면을 여러 약속을 담을 수 있게 넓게 쓰거나, 반응이 제일 좋은 광고의 메시지에 첫 화면을 맞추십시오. 어떤 광고가 사람을 데려오는지 알면, 첫 화면이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도 정해집니다. 광고와 첫 화면은 따로 노는 두 장이 아니라, 이어 붙은 한 장이어야 합니다.
마무리
세 줄로 정리하겠습니다.
첫째, 클릭은 되는데 안 산다면 범인은 소재가 아니라 첫 화면입니다.
둘째, 광고의 약속과 첫 화면이 어긋나는 순간 사람은 나갑니다.
셋째, 3초 안에 뭘 파는지, 얼마인지, 어디를 누르는지가 보여야 합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사장님 페이지를 휴대폰으로 열어, 위 점검표 다섯 항목을 하나씩 통과인지 표시하십시오. "아니오"가 나온 첫 항목, 거기가 오늘 고칠 곳입니다. 다섯 개를 다 고치려 하지 마시고, 가장 위에서 걸린 하나부터 손보십시오. 하나를 고치고 2주를 지켜보고, 그다음 것을 고치십시오. 그래야 무엇이 효과였는지가 숫자로 남습니다.
이어서 볼 카드를 놓아 둡니다. 첫 화면은 맞췄는데 여전히 살 이유가 약하면 C-04 소재로도 안 팔릴 때 살 이유 한마디를, 광고 문구 자체를 손보려면 B-03 잘 되는 광고문구 대 망하는 문구를, 사장님 전환율이 낮은 편인지부터 확인하려면 C-02 전환율 몇 퍼센트면 정상인가요를 펴 보십시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