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 팔면 남는 돈부터 (공헌이익)
광고에 쓸 수 있는 돈의 최대치가 계산됩니다
지난달 매출 4,200만 원. 통장에 남은 돈 190만 원.
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한참을 보셨을 겁니다. 매출은 분명히 컸는데, 통장은 왜 그대로일까. 어디서 새는 걸까. 세금계산서를 다시 열어 보고, 카드값을 확인하고, 그래도 답이 안 나옵니다.
매출이 오를수록 오히려 불안해집니다. 많이 파는데 안 남으니까요. 팔면 팔수록 통장이 마르는 느낌. 이게 착각이 아닙니다. 진짜 그럴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하나입니다. 사장님은 지금 한 개를 팔았을 때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를 모르십니다. 그걸 모르면 매출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숫자입니다.
이 글이 끝나면 손에 남는 것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딱 하나가 손에 잡힙니다. 내 상품 한 개를 팔았을 때 실제로 남는 돈, 그리고 그 돈에서 광고에 쓸 수 있는 최대 금액입니다.
이걸 공헌이익이라고 부릅니다. 공헌이익은 판매가에서 한 개 팔 때마다 나가는 돈을 다 뺀 나머지입니다. 이 한 숫자가 광고비 상한, 손익분기, 할인 여력을 전부 결정합니다.
10분이면 됩니다. 계산기 하나면 충분합니다. 대신 오늘 바로 내 상품으로 계산해 보셔야 합니다. 글 끝에 빈칸을 채우는 표를 드립니다.
이 숫자 하나가 손에 있으면, 앞으로 광고 앞에서 망설이지 않게 됩니다. "이 광고비 써도 되나" 싶을 때마다 공헌이익과 비교하면 끝입니다. 공헌이익보다 적게 들면 이익, 많이 들면 손해입니다. 판단이 이렇게 간단해집니다. 감으로 지르던 광고가 계산으로 바뀝니다.
매출과 잔고가 따로 노는 이유
저는 창업 후 200개가 넘는 브랜드의 매출 시트를 직접 열어 봤습니다. 그중 상당수가 이 질문에 답을 못 했습니다. "이 상품 하나 팔면 얼마 남아요?"
지난달에도 월 매출 5천만 원이 넘는 스마트스토어 대표님과 마주 앉았습니다. 대표님은 마진율이 30%쯤 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한 줄씩 빼 보니 12%였습니다. 채널 수수료와 택배비, 포장비를 머릿속에서 빼먹고 계셨던 겁니다.
12%와 30%는 완전히 다른 회사입니다. 30%인 줄 알고 광고비를 매출의 20%까지 쓰고 있었으니, 실제로는 개당 8% 손해를 보며 팔고 있었습니다. 그 대표님은 열심히 광고를 돌릴수록 통장이 마르는 걸 6개월간 겪고도 이유를 몰랐습니다. 계산 한 번에 이유가 드러났습니다. 감이 만든 착시를 숫자가 걷어낸 겁니다.
매출과 잔고가 따로 노는 이유는 대부분 여기 있습니다. 사장님 머릿속의 원가는 상품 사입가 하나뿐입니다. 그런데 통장에서 나가는 돈은 그것 말고도 많습니다.
채널 수수료가 나갑니다. 결제 수수료가 나갑니다. 택배비가 나갑니다. 박스와 완충재, 스티커 같은 부자재값이 나갑니다. 이걸 다 빼지 않은 마진율은 실제보다 높게 보입니다.
높게 보이는 마진율을 믿고 광고를 지르면, 팔수록 손해가 납니다. 매출은 오르는데 통장이 마르는 정확한 원리가 이겁니다. 그래서 감이 아니라 계산이 먼저입니다.
사장님들이 흔히 하는 오해가 하나 더 있습니다. "많이 팔면 언젠가 남겠지"라는 생각입니다. 한 개당 안 남는 구조에서는, 많이 팔수록 손실이 커집니다. 개당 500원씩 손해 보는 상품은 만 개를 팔면 500만 원 손해입니다. 규모가 손실을 메우는 게 아니라 손실을 키웁니다.
또 하나는 "경쟁사가 이 가격이니까 나도 이 가격"이라는 판단입니다. 경쟁사는 원가 구조가 다릅니다. 사입 단가도, 택배 계약도, 포장 방식도 다릅니다. 남의 가격을 베끼면 남의 마진이 아니라 내 적자를 베끼는 겁니다. 가격은 시장이 아니라 내 공헌이익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공헌이익 계산하기
공헌이익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판매가에서 한 개 팔 때마다 따라 나가는 돈, 즉 변동비를 전부 뺀 나머지입니다.
공헌이익 = 판매가 빼기 (원가 + 채널 수수료 + 결제 수수료 + 배송비 + 포장·부자재)
말로만 하면 안 잡힙니다. 실제 상품으로 한 줄씩 채워 보겠습니다. 판매가 39,000원짜리 상품을 예로 듭니다.
| 항목 | 금액(원) | 설명 |
|---|---|---|
| 판매가 | 39,000 | 고객이 결제한 금액 |
| 상품 원가 | 14,000 | 사입가 또는 제조 원가 |
| 채널 수수료 | 3,900 | 마켓 판매 수수료(10% 가정) |
| 결제 수수료 | 780 | 카드·간편결제(2% 가정) |
| 배송비 | 3,000 | 택배 계약 단가 |
| 포장비 | 900 | 박스·완충재·테이프 |
| 부자재 | 600 | 스티커·안내지·사은품 |
| 변동비 합계 | 23,180 | 위 여섯 항목의 합 |
| 공헌이익 | 15,820 | 판매가에서 변동비를 뺀 값 |
15,820원. 이게 이 상품을 한 개 팔았을 때 실제로 남는 돈입니다. 공헌이익률로 보면 15,820을 39,000으로 나눈 값, 약 40.6%입니다.
숫자를 처음 이렇게 뽑아 보면 대부분 놀라십니다. 39,000원을 받았는데 손에 쥐는 건 15,820원. 나머지 23,180원은 애초에 내 돈이 아니었던 겁니다. 매출이 아니라 공헌이익이 진짜 내 돈입니다.
여기서 사장님들이 자주 빠뜨리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 네 가지를 놓치면 공헌이익이 실제보다 커 보입니다.
- 반품과 교환 비용. 100개 팔면 몇 개는 돌아옵니다. 왕복 택배비와 재포장비가 그대로 손실입니다. 반품률이 3%라면 개당 원가에 그만큼을 얹어야 정확합니다.
- 사은품과 샘플. 주문마다 넣는 작은 선물도 개당 변동비입니다. 500원짜리라도 판매가에서 빠지는 돈입니다.
- 무료배송 부담. 고객에게 무료라고 적었어도 택배비는 사장님이 냅니다. 무료배송은 배송비가 0원이 아니라 사장님이 대신 낸다는 뜻입니다.
- 쿠폰과 적립금. 발급한 쿠폰이 실제로 쓰이면 그만큼 판매가가 깎입니다. 적립금도 언젠가 결제로 돌아옵니다.
이 항목들까지 넣으면 공헌이익은 더 줄어듭니다. 그래서 처음 계산할 때 넉넉히 잡는 게 안전합니다. 빠뜨린 비용은 항상 통장에서 뒤늦게 나타납니다.
이 숫자에서 세 가지 판단이 나옵니다
공헌이익 하나를 뽑으면, 그동안 감으로 하던 세 가지가 숫자로 바뀝니다.
첫째, 광고에 쓸 수 있는 1건당 최대 금액입니다. 답은 공헌이익 그 자체, 15,820원입니다. 한 개를 팔려고 광고비를 15,820원까지 쓰면 딱 본전입니다. 그 아래로 써야 이익이 남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비를 1건당 8,000원 썼다면, 15,820에서 8,000을 뺀 7,820원이 남습니다. 이 상한선을 모르고 광고를 돌리면, 팔아도 마이너스인 걸 모른 채 예산을 태웁니다.
둘째, 손익분기 ROAS입니다. ROAS는 광고비 대비 매출 배수입니다. 손익분기 ROAS는 판매가를 공헌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39,000을 15,820으로 나누면 약 2.47배, 즉 2.5배쯤 됩니다. 광고에서 최소 2.5배 매출이 나와야 광고비로 본전이라는 뜻입니다. 광고 관리자에서 ROAS 2.5배가 안 나오는 캠페인은, 팔릴수록 손해입니다. 이 손익분기선은 F-01의 매일 아침 ROAS를 읽을 때 그대로 쓰는 기준이 됩니다.
셋째, 할인 여력입니다. 할인은 공짜가 아니라 공헌이익을 깎아 먹는 행위입니다. 10% 할인, 즉 3,900원을 깎으면 공헌이익은 15,820에서 11,920으로 줄어듭니다. 남는 돈이 25%가 사라진 겁니다. 그래서 할인은 "몇 퍼센트 깎을까"가 아니라 "공헌이익을 얼마까지 내줄 수 있나"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 계산은 I-02(할인하면 몇 개 더 팔아야 본전인가)로 이어집니다.
이 세 숫자를 나란히 두면, 그동안 흔들리던 결정들이 한 자리에 고정됩니다. 광고를 얼마까지 태울지, 이 캠페인을 끌지 살릴지, 이번 할인을 몇 퍼센트로 할지가 전부 공헌이익 15,820원 하나에서 파생됩니다. 이 숫자를 벽에 붙여 두고, 광고와 할인을 결정할 때마다 여기서 시작하십시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공헌이익을 알면 목표 판매량도 역산됩니다. 이번 달에 순이익 500만 원을 남기고 싶고 고정비가 800만 원이라면, 공헌이익 총합이 1,300만 원 필요합니다. 개당 공헌이익이 15,820원이니 1,300만 원을 15,820으로 나누면 약 822개입니다. 이번 달에 이 상품을 822개 팔면 목표가 채워집니다. 막연한 매출 목표가 아니라 구체적인 판매 개수가 나옵니다.
상품별로 뽑으면 보이는 것
공헌이익은 상품 하나만 뽑고 끝낼 게 아닙니다. 파는 상품을 전부 한 표에 올려야 진짜 그림이 나옵니다.
| 상품 | 판매가 | 공헌이익 | 공헌이익률 |
|---|---|---|---|
| A 상품 | 39,000 | 15,820 | 40.6% |
| B 상품 | 25,000 | 4,300 | 17.2% |
| C 상품 | 52,000 | 22,600 | 43.5% |
| D 상품 | 19,000 | 1,100 | 5.8% |
이 표를 그리면 두 가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하나는 효자 상품입니다. C 상품은 팔릴 때마다 22,600원이 남습니다. 여기에 광고를 몰아야 합니다. 원픽을 정할 때 이 숫자가 근거가 됩니다. G-01(원픽 하나만 정하기)에서 이 표를 그대로 씁니다.
다른 하나는 팔수록 손해인 상품입니다. D 상품은 한 개 팔아야 1,100원 남습니다. 여기에 광고비를 조금만 써도 바로 마이너스입니다. 이런 상품은 광고를 빼거나, 가격을 올리거나, 원가를 낮추거나, 아니면 접어야 합니다. 열심히 파는데 안 남는 미스터리의 정체가 대개 이 D 상품입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잘 팔린다고 다 효자 상품이 아닙니다. B 상품처럼 판매량은 많은데 공헌이익률이 낮은 상품이 함정입니다. 매출 순위표만 보면 이런 상품이 위에 있어서 계속 광고를 붓게 됩니다. 그런데 공헌이익표를 겹쳐 보면, 매출 1등이 이익 꼴등인 경우가 흔합니다. 판매량 순위와 공헌이익 순위를 나란히 놓고 보십시오. 두 순위가 어긋나는 지점에 돈 새는 구멍이 있습니다.
고정비는 왜 여기 안 넣나요
여기서 꼭 짚을 게 있습니다. 인건비, 임대료, 통신비 같은 고정비는 공헌이익 계산에 넣지 않습니다.
이유는 공헌이익의 성격에 있습니다. 공헌이익은 "한 개를 더 팔았을 때 추가로 남는 돈"입니다. 그런데 한 개를 더 판다고 임대료가 오르지 않습니다. 직원 월급도 그대로입니다. 고정비는 팔든 안 팔든 나가는 돈이라, 한 개당 계산에는 끼지 않습니다.
고정비는 이렇게 씁니다. 공헌이익을 한 달 치 다 더한 총액이, 그 달 고정비보다 커야 회사가 흑자입니다. 예를 들어 한 달 고정비가 800만 원이라면, 공헌이익 총합이 800만 원을 넘긴 지점부터 진짜 이익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상품별 공헌이익을 뽑고, 광고로 그 공헌이익 총합을 키우고, 그 총합이 고정비를 넘으면 흑자입니다. 매출이 아니라 공헌이익 총합을 키우는 게임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고정비를 개당 원가에 억지로 섞으면, 상품이 잘 팔릴 때와 안 팔릴 때 원가가 계속 바뀝니다. 많이 팔면 개당 고정비가 줄고, 적게 팔면 개당 고정비가 늘어납니다. 이런 흔들리는 숫자로는 광고 판단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개당 계산은 변동비로만, 고정비는 월 단위 총합으로만 다룹니다. 이 두 층을 섞지 않는 게 계산의 핵심입니다.
수제 그래놀라를 만드는 쇼핑몰 이야기
수제 그래놀라를 만들어 파는 작은 쇼핑몰이 있었습니다. 대표님은 매출이 늘어도 통장이 안 늘어서 6개월째 답답해하고 있었습니다.
계정을 열고 상품별 공헌이익을 뽑아 봤습니다. 문제가 바로 보였습니다. 제일 잘 팔리는 입문용 소용량 파우치가 공헌이익률 8%였습니다. 판매가는 낮은데 견과류 원가가 비쌌고, 무료배송으로 택배비까지 대표님이 떠안고 있었습니다. 팔릴수록 통장이 마르는 상품에 광고를 제일 많이 쓰고 있었습니다.
계산 뒤 세 가지를 바꿨습니다. 소용량 파우치는 일정 금액 미만 주문의 배송비를 유료로 돌리고, 낱개 대신 세 봉 묶음을 기본 구성으로 세웠습니다. 광고 예산은 공헌이익률 40%가 넘는 대용량 정기구독과 선물세트 라인으로 옮겼습니다. 손익분기 ROAS 2.8배를 넘기지 못하는 캠페인은 전부 껐습니다.
두 달 뒤 매출은 오히려 7% 줄었습니다. 그런데 통장에 남는 돈은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대표님이 그제야 웃으며 말했습니다. "덜 팔고 더 남네요." 없던 돈을 만든 게 아닙니다. 원래 새고 있던 구멍을 숫자로 드러냈을 뿐입니다.
한 가지 더 달라진 게 있었습니다. 대표님은 그날부터 새 상품을 들일 때마다 공헌이익부터 계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입가만 보고 "이거 남겠다" 하던 습관이 사라졌습니다. 원물값이 출렁이는 상품은 애초에 원가 변동과 무료배송 부담까지 넣어 판단했습니다. 팔기 전에 남을지를 아는 사장님과 팔고 나서 통장을 보고 아는 사장님은, 1년 뒤에 완전히 다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마무리
세 줄로 정리합니다.
첫째, 진짜 내 돈은 매출이 아니라 공헌이익입니다. 판매가에서 변동비를 다 빼야 한 개당 남는 돈이 나옵니다.
둘째, 그 공헌이익이 광고비 상한, 손익분기 ROAS, 할인 여력을 전부 결정합니다.
셋째, 상품별로 뽑으면 효자 상품과 팔수록 손해인 상품이 갈립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제일 잘 팔리는 상품 하나를 골라, 위의 표에 판매가부터 부자재까지 한 줄씩 채워 공헌이익을 뽑으십시오. 딱 그 한 상품만 해 보셔도 오늘 광고 예산을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잡힙니다. 계산기와 종이 한 장이면 됩니다. 완벽한 숫자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대략이라도 뽑아 놓으면, 오늘부터 광고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이 숫자가 잡히면 다음으로 넘어가십시오. K-01(광고비 얼마까지 써야 하나)로 전체 광고 예산의 상한을 정하고, I-02(할인하면 몇 개 더 팔아야 본전인가)로 할인 전략을 계산하고, G-01(원픽 하나만 정하기)로 광고를 몰 효자 상품을 확정하십시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