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하면 몇 개 더 팔아야 본전인가
할인율을 감이 아닌 숫자로 바로 정하게 됩니다
"10% 할인이면 10%만 더 팔면 본전이죠." 사장님들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저는 이 말을 수십 번 들었습니다. 그리고 매번 같은 답을 합니다. 아닙니다. 10% 할인의 본전은 1.5배입니다. 50%를 더 팔아야 겨우 제자리입니다.
할인율은 대개 감으로 정합니다. 10%로 할까 20%로 할까, 경쟁사를 곁눈질하며 대충 맞춥니다.
정작 그 할인율이 매출을 얼마나 늘려야 본전인지는 아무도 계산하지 않습니다. 배너부터 만들고 봅니다.
그래서 행사가 끝나면 늘 같은 표정이 됩니다. 많이 팔았는데 왜 안 남지, 하는 표정입니다. 계산을 안 했으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이 글이 끝나면 손에 남는 것
할인율을 감이 아니라 숫자로 정하게 됩니다. 10%를 깎으면 몇 개를 더 팔아야 본전인지, 20%면 몇 배인지, 종이 한 장으로 나옵니다.
공식 하나와 표 하나면 됩니다. 5분이면 외웁니다. 대신 다음 행사 배너를 만들기 전에 반드시 먼저 돌리십시오. 순서가 바뀌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감으로 정한 할인율의 대가
저는 창업 후 200개가 넘는 브랜드의 매출 시트를 열어 봤습니다. 할인율을 공식으로 정하는 사장님은 열에 하나였습니다. 나머지 아홉은 감이었습니다.
지난 분기에 한 유아 목욕용품 셀러의 계정을 열었습니다. 30% 할인 배너가 걸려 있었습니다. 왜 30%냐고 물었습니다. 답은 "경쟁사가 30% 하길래"였습니다.
그 상품의 공헌이익률은 28%였습니다. 30%를 깎으면 팔수록 손해입니다. 아무리 팔아도 본전이 안 됩니다. 사장님은 그걸 모르고 한 달을 팔았습니다. 많이 팔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행사를 한 겁니다.
이건 게으름이 아닙니다. 공식을 몰랐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공식은 딱 한 줄입니다.
왜 10%가 10%가 아닌가
직관이 왜 틀리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사장님 머릿속 계산은 이렇습니다. 매출에서 10%를 깎았으니 10%만 더 팔면 매출이 원래대로 돌아온다. 여기까지는 맞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지키려는 게 매출이 아니라 남는 돈이라는 데 있습니다.
할인은 매출의 10%를 깎는 게 아닙니다. 남는 돈의 훨씬 큰 몫을 깎습니다. 공헌이익이 30%인 상품에서 10%를 할인하면, 판매가의 10%가 빠지는데 그 10%는 전부 남는 돈에서 나옵니다. 원가는 안 깎이니까요.
그래서 남는 돈은 9,000원에서 6,000원으로 줄어듭니다. 매출은 10% 줄었는데 이익은 33% 줄어든 겁니다. 줄어든 이익을 메우려면 그만큼 더 팔아야 합니다. 3분의 2로 벌던 걸 원래대로 만들려면 1.5배를 팔아야 합니다. 이게 본전 공식의 정체입니다.
본전 공식 한 줄
먼저 공헌이익을 잡습니다. 공헌이익은 물건 하나를 더 팔 때 실제로 남는 돈입니다. 판매가에서 원가, 카드 수수료, 포장비, 택배비처럼 팔릴 때마다 나가는 변동비를 뺀 값입니다.
필요 판매 배수 = 기존 공헌이익 / (기존 공헌이익 - 할인액)
말로 풀면 이렇습니다. 할인 전에 남던 돈을, 할인 후에 남는 돈으로 나눕니다. 그 값이 본전을 맞추려면 팔아야 하는 배수입니다.
예를 고정하겠습니다. 판매가 30,000원, 공헌이익 9,000원인 상품입니다. 공헌이익률은 30%입니다.
10%를 할인하면 할인액은 3,000원입니다. 할인 후 공헌이익은 9,000원 빼기 3,000원, 6,000원입니다. 필요 배수는 9,000 나누기 6,000, 1.5배입니다. 원래 100개 팔던 걸 150개 팔아야 본전입니다. 10%만 더 팔면 된다는 직관과는 완전히 다른 숫자입니다.
하나 더 해 보겠습니다. 20%를 할인하면 할인액은 6,000원입니다. 할인 후 공헌이익은 9,000원 빼기 6,000원, 3,000원입니다. 필요 배수는 9,000 나누기 3,000, 3배입니다. 20% 깎았을 뿐인데 세 배를 팔아야 본전입니다. 할인율이 두 배가 될 때 필요 배수는 두 배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크게 뜁니다.
할인율별 본전 배수표
같은 상품(공헌이익 9,000원, 30%)으로 할인율을 바꿔 가며 계산했습니다. 한 줄씩 따라오십시오.
| 할인율 | 할인액 | 할인 후 공헌이익 | 필요 판매 배수 | 뜻 |
|---|---|---|---|---|
| 5% | 1,500원 | 7,500원 | 1.2배 | 20% 더 팔면 본전 |
| 10% | 3,000원 | 6,000원 | 1.5배 | 50% 더 팔아야 본전 |
| 15% | 4,500원 | 4,500원 | 2배 | 두 배를 팔아야 본전 |
| 20% | 6,000원 | 3,000원 | 3배 | 세 배를 팔아야 본전 |
| 25% | 7,500원 | 1,500원 | 6배 | 사실상 불가능 |
| 30% | 9,000원 | 0원 | 불가능 | 아무리 팔아도 본전 없음 |
표를 보면 규칙이 보입니다. 할인율은 산술적으로 오르는데, 필요 배수는 기하급수로 뜁니다. 5%에서 10%로 두 배 올렸을 뿐인데 배수는 1.2에서 1.5로만 오릅니다. 그런데 20%에서 25%로 갈 때는 3배에서 6배로 두 배가 됩니다.
특히 할인율이 공헌이익률에 가까워지면 배수가 폭발합니다. 이 상품은 공헌이익률이 30%입니다. 그래서 30%를 할인하면 남는 돈이 0이 됩니다. 아무리 많이 팔아도 본전이 안 됩니다. 앞의 유아 목욕용품 셀러가 걸린 함정이 정확히 이것이었습니다.
마진이 얇을수록 할인은 치명적이다
같은 10% 할인도 상품에 따라 위력이 다릅니다. 공헌이익이 얇은 상품은 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공헌이익 4,500원, 15%인 상품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 할인율 | 할인액 | 할인 후 공헌이익 | 필요 판매 배수 |
|---|---|---|---|
| 5% | 1,500원 | 3,000원 | 1.5배 |
| 10% | 3,000원 | 1,500원 | 3배 |
| 15% | 4,500원 | 0원 | 불가능 |
두꺼운 상품이 15% 할인에서 2배였던 자리를, 얇은 상품은 5% 할인만에 1.5배로 채웁니다. 얇은 상품은 15%만 할인해도 이미 남는 돈이 0입니다. 같은 표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표입니다.
그래서 할인율은 상품마다 따로 정해야 합니다. 전 품목 일괄 20% 같은 배너가 위험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두꺼운 상품에는 여유가 있어도, 얇은 상품에는 사약이 됩니다.
표를 거꾸로 쓰기: 감당 가능한 최대 할인율
표는 거꾸로 쓸 때 더 쓸모가 있습니다. 보통은 할인율을 정하고 필요 배수를 구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팔 수 있는 양이 먼저 정해져 있습니다. 창고 재고, 배송 능력, 평소 판매량이 상한을 만듭니다.
그러니 이렇게 물으십시오. 이번 행사에 현실적으로 몇 배까지 팔 수 있는가. 그 배수가 2배라면, 표에서 2배에 해당하는 할인율은 15%입니다. 그게 이 상품에서 감당 가능한 최대 할인율입니다. 15%를 넘기는 순간 아무리 잘 팔아도 본전이 안 됩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팔 수 있는 최대 배수를 먼저 정합니다. 표에서 그 배수에 맞는 할인율을 찾습니다. 그 이하로만 깎습니다. 이 순서면 감당 못 할 할인은 애초에 걸리지 않습니다.
정률 할인과 정액 할인은 다르게 계산한다
할인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퍼센트로 깎는 정률 할인과, 금액으로 깎는 정액 할인입니다. 3,000원 쿠폰 같은 게 정액 할인입니다.
정액 할인은 상품마다 실질 할인율이 다릅니다. 3,000원 쿠폰을 30,000원 상품에 쓰면 10% 할인입니다. 그런데 같은 쿠폰을 15,000원 상품에 쓰면 20% 할인입니다. 싼 상품일수록 실질 할인율이 커집니다.
그래서 전 상품에 같은 금액 쿠폰을 뿌리면, 싼 상품에서 마진이 크게 샙니다. 계산법은 같습니다. 그 쿠폰 금액을 할인액 자리에 넣고 본전 공식을 돌리십시오. 정액 쿠폰은 반드시 가장 싼 대상 상품 기준으로 검산해야 안전합니다.
1+1과 2+1의 실질 할인율
묶음 행사도 할인입니다. 1+1은 두 개 값에 하나를 더 주니 실질 50% 할인입니다. 2+1은 세 개 값에 셋을 주니 실질 33% 할인입니다.
이 숫자를 본전 공식에 넣어 보면 답이 바로 나옵니다. 공헌이익률이 50%가 안 되는 상품의 1+1은 아무리 팔아도 손해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장님이 1+1을 그냥 덤 하나로 가볍게 생각합니다. 실질 50% 할인이라는 걸 잊습니다.
묶음 행사를 걸기 전에도 순서는 같습니다. 실질 할인율을 먼저 구하고, 그걸 공식에 넣고, 필요 배수가 현실적인지 봅니다.
쿠폰과 적립금도 전부 할인이다
사장님이 "할인은 안 했는데요"라고 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트를 열면 쿠폰, 적립금, 무료 배송, 사은품이 가득합니다. 이것들도 전부 할인입니다. 남는 돈을 깎으니까요.
적립금 5%는 5% 할인과 같습니다. 지금 안 깎이고 다음 구매에 깎이는 차이일 뿐입니다. 무료 배송도 배송비만큼 공헌이익을 깎습니다. 이 모든 걸 할인액에 더해야 진짜 필요 배수가 나옵니다.
숨은 할인까지 다 더해 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이 깎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게 통장이 비는 이유입니다.
경쟁사 할인율을 따라 하면 안 되는 이유
가장 흔한 실수가 경쟁사 할인율을 그대로 베끼는 겁니다. 앞의 유아 목욕용품 셀러가 그랬습니다. 경쟁사가 30% 하니 나도 30%.
문제는 경쟁사의 공헌이익률을 사장님이 모른다는 겁니다. 경쟁사는 원가 구조가 다를 수 있습니다. 대량 매입으로 원가가 낮거나, 자체 물류로 배송비가 쌀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같은 30% 할인이 그쪽은 견디고 이쪽은 못 견딥니다.
할인율은 남의 배너가 아니라 내 공헌이익에서 나옵니다. 경쟁사가 몇 퍼센트를 걸든, 내 상품의 감당 가능한 최대 할인율은 내 표에서만 나옵니다. 남의 숫자로 싸우려다 내 마진만 태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 경쟁사와 가격으로 맞서야 한다면, 할인율을 맞추지 말고 다른 지점에서 맞서십시오. 묶음 구성, 사은품, 배송 속도. 남는 돈을 덜 깎으면서 경쟁하는 방법은 따로 있습니다.
처방: 할인율 결정 5단계
배너를 만들기 전에 이 순서로 정하십시오.
- 공헌이익부터 확인합니다. 이 상품 하나에서 실제로 남는 돈이 얼마인지, 원가와 수수료와 배송비를 빼고 계산합니다. 여기가 모든 계산의 출발점입니다.
- 목표를 정합니다. 재고를 비우려는 건지, 신규 고객을 데려오려는 건지, 대목을 방어하려는 건지. 목표가 다르면 감당할 배수도 달라집니다.
- 공식으로 필요 배수를 계산합니다. 후보 할인율을 표에 넣어 각각 몇 배를 팔아야 본전인지 뽑습니다.
- 그 배수가 현실적인지 판단합니다. 평소 판매량에 그 배수를 곱한 수를, 행사 기간에 정말 팔 수 있는지 냉정하게 봅니다. 창고와 배송이 그 물량을 감당하는지도 함께 봅니다.
- 비현실적이면 할인을 접습니다. 대신 다른 카드를 씁니다. 사은품, 묶음 구성, 무료 배송 문턱은 정가를 지키면서 구매를 밀어 줍니다. 이건 처방전 I-03에서 다룹니다.
이 다섯 단계는 10분이면 끝납니다. 그 10분이 한 달치 마진을 지킵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이 계산은 상품별로 하십시오. 대표 상품 서너 개만 미리 표로 만들어 두면, 다음 행사 때는 표만 펴서 5초면 할인율이 정해집니다. 매번 새로 계산할 필요가 없습니다. 계산을 한 번 해 두는 것과 매번 감으로 정하는 것의 차이는, 1년을 쌓으면 통장에서 드러납니다.
사례: 유아 목욕용품 쇼핑몰
유아 목욕용품을 파는 쇼핑몰이 있었습니다. 신규 고객의 첫 구매 이탈이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구매에 25% 할인을 걸었습니다. 신규는 늘었습니다. 그런데 남는 게 없었습니다.
시트를 열었습니다. 이 목욕용품의 공헌이익률은 27%였습니다. 25%를 깎으니 할인 후 공헌이익이 거의 바닥이었습니다. 본전 배수가 열 배가 넘었습니다. 신규 한 명을 데려올 때마다 돈을 얹어 주고 있었습니다.
공식을 함께 돌렸습니다. 팔 수 있는 최대 배수를 먼저 잡으니 두 배가 한계였습니다. 표를 거꾸로 읽으니 이 마진에서 두 배가 되는 할인율은 13퍼센트 근처였습니다. 25%는 이 마진으로 감당이 안 되는 숫자였던 겁니다.
할인율을 10%로 낮췄습니다. 대신 첫 주문에 인기 목욕 완구 하나를 사은품으로 넣었습니다. 사은품 원가는 할인보다 훨씬 쌌습니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25% 할인 때는 신규 한 명을 데려오는 데 첫 주문에서 오히려 4천 원이 마이너스였습니다. 10% 할인에 사은품으로 바꾸자, 사은품 원가를 빼고도 첫 주문에서 2천 원이 남았습니다. 신규 한 명당 6천 원이 뒤집힌 겁니다. 한 달 신규가 300명이면 180만 원 차이입니다.
결과는 조용했지만 분명했습니다. 신규 유입은 25% 할인 때의 8할 수준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신규 한 명당 남는 돈은 플러스로 돌아섰습니다. 사장님이 말했습니다. "숫자로 정하니 무섭지가 않네요."
마무리
세 줄로 정리합니다. 첫째, 본전 배수는 기존 공헌이익을 할인 후 공헌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둘째, 10% 할인의 본전은 1.5배이고, 할인율이 공헌이익률에 가까워질수록 필요 배수는 폭발합니다. 셋째, 마진이 얇은 상품일수록 같은 할인이 두 배로 아픕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지금 팔고 있는 대표 상품 하나의 공헌이익을 구하고, 붙이려는 할인율을 공식에 넣어 필요 배수를 뽑으십시오. 그 배수가 현실적이지 않으면 배너를 내리십시오. 딱 한 상품이면 됩니다. 그 한 번의 계산이 감을 숫자로 바꿔 줍니다.
공헌이익 계산이 아직 낯설다면 F-02 "한 개 팔면 남는 돈부터, 공헌이익"을 먼저 보십시오. 할인했는데 왜 안 남는지 그 뒤가 궁금하면 I-01 "할인했는데 왜 안 남을까, 착시 3가지"로 이어집니다. 할인 대신 쓸 카드가 필요하면 I-03 "할인 대신 쓰는 카드"에 있습니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