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업종 대목 달력 만들기
우리 업종만의 진짜 대목이 달력 한 장으로 남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전날 밤, 사장님은 경쟁사 스토어를 열어 봅니다. 다들 30퍼센트를 붙였습니다. 그래서 사장님도 30퍼센트를 붙입니다. 사실은 마음이 놓여서가 아니라, 안 붙이면 나만 손해 볼 것 같아서입니다.
설과 추석에도 똑같은 밤을 보냅니다. 남들이 세일을 하니까 나도 합니다. 남들이 쿠폰을 뿌리니까 나도 뿌립니다. 달력에 빨간 날이 오면 반사적으로 할인 배너부터 겁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 상품이 제일 잘 팔리는 달은 따로 있었습니다. 사장님도 어렴풋이 압니다. 매년 그 달만 되면 주문이 몰리는데, 왜 그런지 한 번도 문서로 적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그 달엔 원래 좀 팔려"라고 넘겨 왔습니다.
작년을 떠올려 보십시오. 명절 세일에 광고비를 크게 태웠는데 남는 게 별로 없었던 달이 있습니다. 반대로 별 준비 없이 지나갔는데 주문이 몰려 재고가 부족했던 달도 있습니다. 그 두 달의 위치가 매년 비슷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매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오늘은 그 "원래 좀 팔리는 달"을 감이 아니라 달력으로 만듭니다.
이 글을 다 읽으면 손에 남는 것
A4 한 장짜리 12개월 대목 달력입니다. 월마다 우리 업종의 대목 등급이 상·중·하로 적혀 있고, 그 달에 무슨 이벤트가 걸리는지, 준비를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가 한눈에 보입니다.
이건 예쁜 표가 아닙니다. 내년 광고비를 어디에 몰고 어디에서 뺄지 정하는 지도입니다. 이 한 장이 있으면 세일 시즌마다 흔들리지 않습니다. 남들이 30퍼센트를 붙일 때 우리는 우리 달력을 보고 결정합니다. 30분이면 초안이 나옵니다. 대신 오늘 노트북을 열고 실제 우리 숫자로 채웁니다. 남의 달력 말고 우리 달력입니다.
200개 계정을 열어 보고 알게 된 것
저는 브랜드 전략 스튜디오를 운영합니다. 창업 후 지금까지 200개가 넘는 브랜드의 광고 계정과 매출 시트를 직접 열어 진단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반복해서 본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사장님들 대부분이 자기 업종의 대목을 모릅니다. 정확히 말하면 남의 대목을 자기 대목으로 착각합니다.
지난가을에도 등산화와 배낭을 파는 브랜드의 시트를 열어 봤습니다. 사장님은 블랙프라이데이에 광고비를 가장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매출 그래프를 12개월로 펼치니 봉우리는 4월과 9월에 있었습니다. 11월은 골짜기였습니다. 가장 안 팔리는 달에 가장 많이 쓰고 있었던 겁니다.
문제는 게으름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데이터를 12개월로 펼쳐 놓고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을 뿐입니다. 사장님은 매일 그날그날의 매출은 봅니다. 어제보다 올랐는지 내렸는지는 압니다. 하지만 열두 달을 한 화면에 세워 놓고 어느 달이 봉우리인지를 본 적은 없습니다. 하루 단위로 보면 대목이 안 보입니다. 대목은 오직 열두 달을 나란히 세워야 드러납니다.
그 브랜드는 등산 카테고리의 검색 곡선도 함께 봤습니다. 봄 산행철이 시작되는 4월, 단풍 산행철인 9월에 시장 검색이 솟았습니다. 우리 매출 봉우리와 시장 검색 봉우리가 같은 달을 가리켰습니다. 두 곡선이 겹치는 순간, 사장님은 더 이상 반박하지 못했습니다. 감이 아니라 두 개의 독립된 숫자가 같은 답을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We reveal what's already there.저희 스튜디오의 문장입니다. 없는 걸 만들어 드리는 게 아닙니다. 이미 사장님 시트 안에 있는데 안 보이던 걸 드러냅니다.
왜 다들 남의 대목에 끌려다니는가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목이 달력에 인쇄되어 있다고 착각합니다. 빨간 날, 명절, 블랙프라이데이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옵니다. 그래서 그게 내 대목인 줄 압니다. 하지만 달력의 빨간 날은 국가의 일정이지 우리 상품의 일정이 아닙니다.
둘째, 진짜 대목은 조용히 옵니다. 등산화가 가장 잘 팔리는 때는 명절이 아니라 산행철입니다. 봄꽃이 피는 4월, 단풍이 드는 9월과 10월입니다. 그런데 이 날들은 달력에 빨갛게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무도 "오늘부터 환절기 세일"이라고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준비 없이 지나갑니다.
셋째, 남들이 하니까 불안합니다. 옆집이 세일을 하는데 나만 안 하면 손님을 뺏길 것 같습니다. 그 불안이 우리를 남의 달력으로 끌고 갑니다. 결과는 우리 상품과 상관없는 날에, 남들과 똑같은 할인율로, 광고비만 태우는 겁니다.
이 셋째 이유가 가장 비쌉니다. 불안은 계산을 이깁니다. 옆집 배너 하나에 우리는 준비도 안 된 할인을 겁니다. 그런데 그 불안이 향하는 곳은 대개 우리 대목이 아닙니다. 결국 우리 대목이 아닌 날에 마진을 깎고, 정작 진짜 대목이 왔을 때는 쓸 돈이 없습니다. 남의 대목에 실탄을 다 쏘고 우리 대목에 빈총을 드는 셈입니다.
사장님이 속으로 하고 있을 질문을 대신 꺼내겠습니다. "그럼 명절 세일을 아예 하지 말라는 거냐." 아닙니다. 명절이 우리 대목이면 당연히 합니다. 다만 명절이 우리 대목인지 아닌지를 감이 아니라 숫자로 먼저 확인하자는 겁니다. 등산용품 브랜드에게 봄가을 산행철은 상(上)이고 추석은 중(中)일 수 있습니다. 그 등급을 알아야 광고비를 제대로 배분합니다.
처방: 대목 달력을 만드는 3개의 소스
달력은 세 가지 자료를 겹쳐서 만듭니다. 하나만 보면 틀립니다. 셋을 겹쳐야 진짜 대목이 드러납니다.
소스 1. 우리 월별 매출: 가장 정직한 데이터
작년과 재작년, 두 해의 월별 매출을 나란히 적습니다. 스마트스토어면 판매 관리에서, 자사몰이면 주문 데이터에서 월별 합계를 뽑습니다. 두 해를 겹치는 이유가 있습니다. 한 해만 보면 그 달에 우연히 있었던 일(대형 광고, 언론 노출, 재고 소진)이 대목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두 해 모두 봉우리인 달이 진짜 대목입니다.
| 월 | 작년 매출 | 재작년 매출 | 평가 |
|---|---|---|---|
| 1월 | 820 | 760 | 중 |
| 2월 | 540 | 610 | 하 |
| 3월 | 690 | 720 | 중 |
| 4월 | 1,180 | 1,240 | 상 |
| ... | ... | ... | ... |
두 해 다 높은 달에 상, 한 해만 높으면 중, 두 해 다 낮으면 하를 매깁니다. 매출액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의 상대 순위"를 봅니다. 절대 금액이 작아도 우리 열두 달 중 제일 큰 달이면 그게 우리 대목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조심합니다. 첫째, 재고가 없어서 못 판 달을 하(下)로 착각하면 안 됩니다. 그 달에 품절이 잦았다면 매출은 낮아도 수요는 높았던 겁니다. 옆에 작게 "품절 있었음"이라고 적어 둡니다. 둘째, 큰 광고 한 번으로 튄 달은 대목이 아닙니다. 광고를 끄면 사라지는 봉우리는 우리 대목이 아니라 우리 광고비가 만든 봉우리입니다. 두 해를 겹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우연은 두 번 겹치지 않습니다.
소스 2. 네이버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 시장의 검색 곡선
우리 시트는 우리가 실제로 판 것만 보여 줍니다. 재고가 없어서 못 판 달, 광고를 안 해서 놓친 달은 안 보입니다. 그래서 시장 전체가 언제 우리 상품을 찾는지를 따로 확인합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들어갑니다. 클릭 경로는 이렇습니다.
- 네이버 데이터랩(datalab.naver.com) 접속
- 상단 메뉴에서 '쇼핑인사이트' 클릭
- '분야 통계' 탭 선택
- 분야에서 우리 카테고리 선택 (예: 스포츠/레저 > 등산·아웃도어)
- 기간을 '최근 1년' 또는 직접 12개월로 설정
- 그래프로 월별 클릭량 곡선 확인
곡선에서 위로 솟는 달이 시장이 우리 카테고리를 검색하는 달입니다. 이 곡선을 우리 매출 달력 옆에 겹칩니다. 우리 매출은 낮은데 시장 검색은 높은 달이 있으면, 그 달은 우리가 놓치고 있던 대목입니다. 재고를 채우고 광고를 걸면 잡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한 가지 더 봅니다. 같은 화면에서 성별과 연령, 그리고 기기별(PC와 모바일) 비중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목의 손님이 누구인지, 주로 어떤 화면으로 검색하는지가 여기서 나옵니다. 모바일 검색이 압도적이면 대목 준비의 무게 중심을 모바일 상세페이지와 알림톡에 둡니다. 이 정보는 나중에 어떤 소재를 만들지 정할 때 그대로 쓰입니다.
소스 3. 업종 공통 이벤트 표: 달력에 이미 박힌 날들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나 오는 외부 이벤트를 한 칸에 적습니다. 네 갈래로 나눕니다.
- 명절·기념일: 설, 추석, 어버이날, 스승의날, 크리스마스
- 시즌·날씨: 환절기, 장마, 폭염, 첫추위, 미세먼지 철
- 세일 행사: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코리아세일페스타
- 학사·생활 일정: 입학, 졸업, 개학, 방학, 신학기, 이사철
이 표는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소스 1, 2와 겹쳤을 때만 뜻이 생깁니다. 우리 매출 봉우리가 어떤 이벤트와 겹치는지를 봅니다. 4월 매출이 높은데 4월에 신학기와 봄 이사철이 있다면, 우리 대목의 정체가 드러난 겁니다.
처방: 12개월 달력 한 장으로 조립하기
세 소스를 한 표에 합칩니다. 이게 사장님이 오늘 완성할 결과물입니다.
| 월 | 등급 | 이벤트 | 준비 시작일 |
|---|---|---|---|
| 1월 | 중 | 설(연초) | 12월 초 |
| 2월 | 하 | 졸업 | 1월 중 |
| 3월 | 중 | 입학·신학기 | 2월 초 |
| 4월 | 상 | 봄 이사·환절기 | 3월 초 |
| 5월 | 상 | 가정의 달 | 4월 초 |
| 6월 | 하 | 초여름 | 5월 중 |
| 7월 | 중 | 휴가·장마 | 6월 초 |
| 8월 | 하 | 늦여름 | 7월 중 |
| 9월 | 상 | 추석·환절기 | 8월 초 |
| 10월 | 중 | 가을 성수기 | 9월 초 |
| 11월 | 상 | 첫추위·블프 | 10월 초 |
| 12월 | 상 | 연말·크리스마스 | 11월 초 |
등급 칸은 소스 1과 2를 겹쳐서 정합니다. 이벤트 칸은 소스 3에서 가져옵니다. 준비시작일 칸은 대목보다 약 한 달 앞선 날짜를 우선 적습니다. 정확한 역산은 H-02에서 날짜별로 쪼갭니다.
등급을 매길 때 한 가지 규칙을 겁니다. 상(上)은 열두 달 중 넷을 넘기지 않습니다. 모든 달이 대목이면 아무 달도 대목이 아닙니다. 상이 다섯 개, 여섯 개가 되면 광고비가 다시 열두 달에 골고루 흩어집니다. 그러면 달력을 만든 의미가 사라집니다. 정말 힘을 줄 서너 달만 상으로 남기고 나머지는 냉정하게 중과 하로 내립니다. 선택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안 하느냐입니다.
이 표를 인쇄해 책상 앞에 붙입니다. 이제 사장님은 매달 초에 이 표만 보면 됩니다. 상(上)인 달이 다가오면 준비를 시작하고, 하(下)인 달에는 광고비를 아끼고 다음 대목을 준비합니다. 매달 첫 영업일 아침 10분, 이 표를 보며 이번 달 등급과 다음 달 준비시작일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입니다. 이 10분이 부랴부랴 준비하는 밤을 없앱니다.
처방: 남의 대목에 끌려가지 않는 판단 기준
세일 시즌이 다가올 때마다 흔들립니다. 그때 딱 두 가지만 물어봅니다.
첫째, 이 행사가 우리 소스 1과 2에서도 봉우리인가. 우리 매출과 시장 검색이 그 달에 실제로 오르는가. 오르지 않으면 그건 남의 대목입니다. 참여하더라도 광고비는 최소로 겁니다.
둘째, 참여하지 않으면 진짜로 손님을 뺏기는가, 아니면 뺏길 것 같은 기분인가. 기분이면 넘어갑니다. 우리 대목이 아닌 날에 남들과 같은 할인율로 싸우면, 마진만 깎이고 다음 진짜 대목에 쓸 실탄이 사라집니다.
한 줄로 요약합니다. 우리 데이터에 봉우리가 없으면, 그건 우리 대목이 아닙니다.
여기에 예외를 하나만 둡니다. 신상품이라 아직 우리 데이터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소스 2의 시장 검색 곡선을 우리 매출 대신 씁니다. 시장이 그 카테고리를 언제 찾는지가 우리의 첫 대목 가설이 됩니다. 첫해를 그 가설로 운영하고, 실제 매출이 쌓이면 다음 해 달력을 우리 숫자로 다시 그립니다. 달력은 한 번 만들고 끝내는 문서가 아니라 매년 갱신하는 문서입니다.
사례: 가을·초겨울 산행철을 되찾은 등산용품 브랜드
한 방한 등산복과 겨울 산행 장비를 파는 브랜드의 시트를 열어 봤습니다. 사장님은 설과 추석에 광고비를 몰아 썼습니다. 명절에 등산 장비 선물 수요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12개월 매출을 펼쳤습니다. 봉우리는 명절이 아니라 9월과 11월에 있었습니다. 가을 산행철과 초겨울 방한 준비철이었습니다. 데이터랩 쇼핑인사이트로 등산 카테고리 검색 곡선을 겹치니, 시장도 정확히 9월과 11월에 솟았습니다. 명절 달은 오히려 평평했습니다.
우리는 달력을 다시 짰습니다. 9월과 11월을 상(上)으로 올리고 준비시작일을 각각 8월 초, 10월 초로 잡았습니다. 명절은 중(中)으로 내리고 광고비를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명절에서 뺀 예산을 환절기로 옮겼습니다. 달력 한 장을 바꾼 것 말고는 새로 한 일이 없었습니다. 상품도 그대로, 총 광고비도 그대로였습니다. 바뀐 것은 오직 어느 달에 얼마를 쓰느냐뿐이었습니다.
다음 9월, 같은 광고비로 재고가 먼저 동났습니다. 예년 같으면 명절 광고에 흩어졌을 예산이 수요가 실제로 몰리는 달에 집중된 결과였습니다. 사장님이 처음 한 말이 기억납니다. "매년 오던 달인데, 왜 한 번도 준비를 안 했을까요." 대목이 새로 생긴 게 아닙니다. 원래 있던 대목이 달력에 처음 적혔을 뿐입니다.
이 브랜드가 특별해서 성공한 게 아닙니다. 자기 시트를 12개월로 펼쳐 본 사장님이 드물 뿐입니다. 사장님의 시트에도 이런 봉우리가 이미 숨어 있습니다. 오늘 그 봉우리를 찾아 달력에 적기만 하면 됩니다.
마무리
세 줄로 정리합니다.
첫째, 달력의 빨간 날은 국가의 일정이지 우리 상품의 일정이 아닙니다.
둘째, 진짜 대목은 우리 매출·시장 검색·외부 이벤트, 세 소스가 겹치는 곳에서 드러납니다.
셋째, 우리 데이터에 봉우리가 없는 날은 우리 대목이 아니므로 끌려가지 않습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작년과 재작년 월별 매출을 뽑아 12칸에 적고, 두 해 다 높은 달에 상(上)을 매기십시오. 그 한 칸이 내년 광고비의 방향입니다.
이렇게 만든 달력은 다음 카드로 이어집니다. H-02 대목 날짜에서 거꾸로 세는 준비 일정(역산)은 이 달력의 준비시작일을 날짜별 할 일로 쪼갭니다. G-01 원픽 하나만 정하기(히어로)는 그 대목에 무엇을 앞세울지 정합니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