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이 총체적으로 안 될 때, 뭐부터 손대나
오늘 뭐부터 손댈지 순서가 정해집니다
지난주에도 한 사장님이 노트북을 제 앞으로 돌렸습니다. 화면에는 광고 관리자, 스마트스토어 통계, 정산 엑셀이 동시에 열려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전부 안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이 문장을 지난 몇 년 동안 이백 번 넘게 들었습니다.
어젯밤에도 비슷하셨을 겁니다. 자정이 지나서 광고 관리자를 새로고침하고, 어제보다 떨어진 전환 숫자를 확인하고, 소재를 하나 바꿔 보셨을 겁니다.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서 경쟁사 스토어를 열어 보셨을 겁니다. 오늘 아침에는 커피를 내리면서 "이번 달은 대체 뭐부터 손대야 하나"를 또 생각하셨을 겁니다.
책상 위에는 유튜브에서 캡처한 마케팅 팁이 몇 장 쌓여 있을 겁니다. 어떤 날은 상세페이지를 다 갈아엎고 싶고, 어떤 날은 광고를 다 끄고 싶고, 어떤 날은 그냥 다 손 놓고 싶으셨을 겁니다. 마음은 급한데 손은 어디부터 가야 할지 모릅니다. 그 상태로 또 하루가 갑니다.
'전부 안 된다'는 감각은 진짜입니다. 하지만 그 감각의 정체는 마케팅이 전부 망가졌다는 게 아닙니다. 손대는 순서가 없다는 것입니다. 순서가 없으면 열 곳이 다 급해 보입니다. 열 곳이 다 급해 보이면 아무 곳도 제대로 못 고칩니다.
이 글을 끝까지 읽으면, 오늘 무엇부터 손댈지 순서가 정해집니다. 열 곳을 동시에 고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한 곳에 서른 날을 쓰는 방법을 드립니다. 읽는 데 십 분이면 충분합니다. 대신 다 읽고 노트북을 열어 딱 한 가지만 오늘 시작하시면 됩니다. 이 글을 덮을 때, 사장님 손에는 '지금 내 병목은 여기'라는 한 문장과, 그 한 곳에 서른 날을 쓰는 계획표가 남습니다. 나머지 아홉 곳은 그동안 손대지 않습니다. 손대지 않는 것도 전략입니다.
저는 계정을 열기 전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브랜드 전략 스튜디오를 운영합니다. 창업한 뒤로 200개가 넘는 브랜드의 광고 계정과 매출 시트를 직접 열어 봤습니다. 감으로 조언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숫자를 먼저 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아무 진단도 하지 않습니다. 진단 없이 처방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 점쟁이가 하는 일입니다.
계정을 열면 거의 매번 같은 장면이 나옵니다. 사장님은 "마케팅 전체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숫자를 한 장으로 모아 놓으면, 문제는 언제나 한 곳에 몰려 있습니다. 사람이 안 들어오거나, 들어온 사람이 안 사거나, 산 사람이 다시 안 옵니다. 셋이 동시에 무너진 경우는 지금까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지난달에도 월 광고비 삼천만 원을 쓰는 브랜드의 계정을 열었습니다. 사장님은 "매출이 전반적으로 안 나온다"고 했습니다. 숫자를 모아 보니 유입은 작년보다 늘어 있었습니다. 문제는 딱 한 곳, 장바구니에서 결제로 넘어가는 구간이었습니다. 거기 하나가 새고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멀쩡했습니다. 그 한 곳만 막았더니 두 달 만에 숫자가 돌아섰습니다. 다른 아홉 곳은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그때 사장님이 물었습니다. "이걸 왜 저는 못 봤을까요." 못 본 게 아닙니다. 다섯 개를 한 화면에 모아 본 적이 없어서 안 보였을 뿐입니다. 매출은 여기, 방문자는 저기, 광고비는 또 다른 창에 흩어져 있으면, 사람 눈은 병목을 못 잡습니다. 흩어진 숫자는 진단이 아니라 소음입니다.
이런 사장님을 저는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대부분 성실합니다. 게을러서 문제가 생긴 게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하려다 문제가 생깁니다. 하루에 열두 시간을 일하는데도 매출이 안 늘면, 더 열심히 하는 것은 답이 아닙니다. 방향을 바꾸는 것이 답입니다. 저는 사장님에게 더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늘 반대로 말합니다. 지금 하는 일의 절반을 멈추고, 남은 절반을 한 곳에 모으시라고요.
'전부 조금씩 고치기'가 반드시 실패하는 이유
사장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선택이 '전부 조금씩'입니다. 광고 소재도 조금 바꾸고, 상세페이지도 조금 손보고, 쿠폰도 조금 뿌리고, 리뷰 이벤트도 조금 돌립니다. 마음은 편합니다. 다 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방식은 반드시 실패합니다. 이유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원인을 못 찾습니다. 다섯 곳을 동시에 건드리면, 숫자가 움직였을 때 무엇 덕분인지 알 수 없습니다. 올랐어도 왜 올랐는지 모르고, 떨어졌어도 왜 떨어졌는지 모릅니다. 다음 달에 다시 쓸 수 있는 지식이 하나도 안 남습니다. 매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입니다.
둘째, 힘이 흩어집니다. 사장님의 하루는 정해져 있습니다. 다섯 곳에 나누면 한 곳에 두 시간씩도 못 씁니다. 어떤 개선이든 효과가 나오려면 한 곳에 힘이 모여야 합니다. 얕게 다섯 번 판 우물에서는 물이 안 나옵니다.
셋째, 멀쩡한 곳을 망칩니다. 잘 돌던 곳까지 건드리다가, 오히려 되던 것을 무너뜨리는 경우를 저는 자주 봤습니다. 안 아픈 곳에 손대면 그건 개선이 아니라 사고입니다.
여기엔 심리도 한몫합니다. 사장님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불안'합니다. 그래서 뭐라도 만지고 싶어집니다. 손이 바쁘면 마음이 놓이니까요. 하지만 바쁜 것과 나아지는 것은 다릅니다. 진짜 필요한 것은 더 많이 만지는 게 아니라, 어디를 만질지 정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방은 정반대입니다. 병목 한 곳을 찾아, 그 한 곳에만 서른 날을 씁니다. 나머지는 지금 하던 대로 유지합니다.
처방: 손대는 순서 다섯 단계
오늘 노트북을 열고 삼십 분 안에 1단계를 끝낼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만 하시면 됩니다.
- 숫자를 한 장에 모읍니다. 종이 한 장이나 엑셀 한 탭이면 됩니다. 최근 삼십 일 기준으로 다섯 개만 적습니다. 매출, 방문자 수, 전환율, 광고비, 재구매율입니다. 전환율은 방문자 백 명 중 몇 명이 샀는가, 재구매율은 산 사람 백 명 중 몇 명이 다시 왔는가입니다. 대부분의 사장님은 이 다섯 개를 한 화면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오늘 할 것은 이 다섯 칸을 채우는 것입니다. 정확할 필요 없습니다. 대략이라도 한자리에 모으는 게 먼저입니다.
- 병목 하나를 찾습니다. 마케팅은 크게 세 구간입니다. 유입은 사람이 들어오는 문, 전환은 들어온 사람이 사는 계산대, 재구매는 산 사람이 다시 오는 뒷문입니다. 방문자는 많은데 전환율이 낮으면 계산대가 병목, 방문자 자체가 적으면 문이 병목, 한 번 사고 안 오면 뒷문이 병목입니다. 예를 들어 방문자가 월 만 명인데 전환율이 백 명 중 한 명이라면, 문은 열려 있는데 계산대에서 다 돌아나가는 상태입니다. 병목은 전환입니다.
- 그 하나에만 서른 날을 씁니다. 병목이 전환이라면, 삼십 일 동안 상세페이지, 결제 흐름, 오퍼(가격과 혜택 묶음)만 손댑니다. 유입이면 광고와 검색 노출만, 재구매면 다시 사게 만드는 문자와 혜택만 봅니다. 서른 날이라는 기간도 이유가 있습니다. 너무 짧으면 결과가 안 나오고, 너무 길면 집중이 흐려집니다. 한 달은 사람이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최대치에 가깝습니다.
- 나머지는 유지 모드로 둡니다. 유지 모드는 '지금 하던 것을 멈추지도, 늘리지도 않는' 상태입니다. 잘 돌던 광고는 예산 그대로 두고, 새 이벤트는 벌이지 않습니다. 여기서 아낀 에너지가 병목 한 곳으로 갑니다. 손을 대고 싶은 충동을 참는 것도 실력입니다.
- 삼십 일 뒤 다시 잽니다. 1단계의 다섯 숫자를 다시 적습니다. 병목이던 구간이 움직였다면 그 방법을 기록하고 다음 병목으로 넘어갑니다. 안 움직였다면 처방이 틀린 게 아니라 손댄 지점이 틀린 겁니다. 이렇게 서른 날 단위로 병목을 하나씩 눕히면, 일 년이면 열두 곳을 제대로 고칩니다. '전부 조금씩'으로는 일 년에 한 곳도 못 고칩니다.
한 달의 흐름을 그려 보면 이렇습니다. 첫째 날 다섯 숫자를 적고 병목을 정합니다. 둘째 날부터 스무여드레째까지는 그 한 곳만 손댑니다. 스무아흐레째에 다섯 숫자를 다시 적습니다. 서른째 날에 결과를 보고 다음 병목을 정합니다. 이 리듬이 몸에 붙으면, 사장님은 더 이상 '뭐부터 하지'로 밤을 새우지 않습니다. 달력이 순서를 대신 정해 주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잡는 세 구간 기준치
병목을 찾을 때, "우리 숫자가 나쁜 건가"를 몰라 헤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현장에서 대략 잡는 기준을 드립니다. 업종마다 다르니 정답이 아니라 눈금으로만 쓰십시오.
| 구간 | 살펴볼 숫자 | 새고 있다는 신호 |
|---|---|---|
| 유입 | 방문자 수 | 광고비를 늘려도 방문자가 안 늘어난다 |
| 전환 | 전환율 | 방문자 백 명 중 사는 사람이 손에 꼽힌다 |
| 재구매 | 재구매율 | 첫 구매는 있는데 두 번째가 거의 없다 |
세 줄을 한 번에 다 손보려 들면 또 '전부 조금씩'으로 돌아갑니다. 이 표는 '어디가 가장 새는지' 하나를 고르라고 있는 것입니다. 셋 중 신호가 가장 뚜렷한 한 줄, 그것이 사장님의 이번 달 병목입니다.
혹시 셋 다 신호가 비슷하게 보이면, 뒤쪽부터 의심하십시오. 재구매가 새면 유입을 아무리 늘려도 밑 빠진 독입니다. 그다음이 전환, 마지막이 유입입니다. 뒷문과 계산대를 먼저 막고, 문을 넓히는 것은 나중입니다. 순서를 거꾸로 하면 광고비만 태우게 됩니다.
자주 나오는 반론 세 가지
"한 곳만 고치는 동안 다른 데가 더 망가지면요?" 이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유지 모드는 방치가 아닙니다. 잘 돌던 것을 그대로 둔다는 뜻입니다. 서른 날 사이에 다른 구간이 급격히 무너지는 일은 드뭅니다. 만약 정말 급한 불이 나면, 그때 병목을 바꾸면 됩니다. 순서를 지키는 것이지, 눈을 감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규모가 작아서 숫자도 얼마 없는데요?" 오히려 작을수록 이 방법이 잘 듣습니다. 숫자가 적으면 병목이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방문자 삼백 명, 전환 세 명이면 계산대가 문제라는 게 한눈에 보입니다. 규모가 작다는 건 핑계가 아니라 유리한 조건입니다.
"직원도 없이 혼자 하는데 서른 날을 어떻게 버팁니까?" 혼자일수록 더 좁혀야 합니다. 힘이 하나뿐이면 그 하나를 한 곳에 다 써야 결과가 납니다. 열 곳에 나눈 혼자와, 한 곳에 모은 혼자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사람이 없을수록 선택과 집중이 생존입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립니다. 이 처방의 목적은 매출을 당장 두 배로 만드는 게 아닙니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상태'로 사장님을 옮기는 것입니다. 지금 사장님이 지친 진짜 이유는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해도 해도 나아지는지 모르겠어서입니다. 병목을 정해 서른 날을 쓰면, 최소한 '내가 지금 이걸 고치는 중'이라는 감각이 생깁니다. 그 감각이 사장님을 다시 뛰게 만듭니다.
여성 의류 쇼핑몰의 서른 날
여성 의류를 파는 쇼핑몰이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광고도 하고 상세도 고치고 쿠폰도 뿌리는데 매출이 안 는다"고 했습니다. 표정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하루에 열 시간씩 일하는데 매출은 제자리라고 했습니다.
숫자를 한 장에 모았습니다. 방문자는 한 달에 만 명이 넘었습니다.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전환율이 백 명 중 한 명도 안 됐습니다. 재구매율은 오히려 높았습니다. 한 번 산 사람은 다음 시즌에 잘 다시 왔습니다. 병목은 명확했습니다. 계산대였습니다. 문은 크게 열려 있는데, 계산대에서 사람이 다 돌아나가고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그동안 문을 더 넓히려고 광고비만 늘리고 있었습니다.
숫자를 다 모으는 데 걸린 시간은 삼십 분이 채 안 됐습니다. 사장님은 그 삼십 분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다섯 칸이 채워지고 병목이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을 눈으로 보고 나서야, "여기였구나"라고 짧게 말했습니다. 몇 달을 헤맨 문제의 답이 종이 한 장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른 날 동안 딱 한 가지만 했습니다. 옷은 사이즈가 맞을지, 색이 화면과 같을지 몰라 계산대 앞에서 손이 멈춥니다. 그 불안을 없애기로 했습니다. 상세페이지 맨 위에 "사이즈 안 맞으면 무료 반품, 교환도 무료"라는 한 줄을 걸고, 결제 단계를 세 번에서 한 번으로 줄였습니다. 광고는 예산 그대로 뒀습니다. 쿠폰 이벤트는 멈췄습니다. 사장님은 처음엔 불안해했습니다. "다른 걸 다 멈춰도 되나요." 저는 서른 날만 참으시라고 했습니다.
한 달 뒤 전환율이 두 배 넘게 올랐습니다. 방문자는 그대로였는데 매출이 늘었습니다. 광고비는 한 푼도 더 안 썼습니다. 새던 계산대 하나를 막았을 뿐입니다. 그다음 달에는 그 방법을 기록해 두고, 병목을 재구매로 옮겨 갔습니다. 그렇게 두 달을 더 하니 매출 곡선이 눈에 보이게 올라갔습니다. 사장님이 그날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동안 안 아픈 데만 만지고 있었네요."
오늘, 딱 여기까지만
세 줄로 정리합니다. 첫째, '전부 안 된다'는 감각의 정체는 순서가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숫자를 한 장에 모아 병목 한 곳을 찾습니다. 셋째, 그 한 곳에만 서른 날을 쓰고 나머지는 유지합니다.
오늘 할 일은 딱 하나입니다. 노트북을 열고 종이 한 장에 다섯 숫자를 적으십시오. 매출, 방문자, 전환율, 광고비, 재구매율입니다. 그 한 장이 사장님의 다음 서른 날을 정합니다. 완벽하게 적으려 하지 마십시오. 대략의 숫자라도 한 화면에 모이면, 병목은 스스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한 장을 적는 데는 삼십 분이면 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데 쓴 시간과 비슷합니다. 다만 이 삼십 분은 사장님이 앞으로 한 달 동안 무엇에 힘을 쏟을지를 정합니다. 흩어진 열 곳을 걱정하며 보낸 지난 몇 달과, 병목 한 곳에 집중하는 다음 한 달의 차이는 여기서 갈립니다.
숫자를 모으고 나면 아마 이런 질문이 남을 겁니다. "그래서 내 병목이 유입이야, 전환이야?" 그럴 때는 연관 처방전을 이어서 보십시오.
이 처방전을 우리 회사 숫자로 열어보고 싶다면
글로 드릴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계정을 열어 보기 전에는 어떤 진단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 숫자로 병목을 짚고 싶다면 진단을 신청해 주세요.